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전쟁은 인간의 욕구보다 충동에 좌우"

■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비아북 펴냄)


제1차 세계대전이 치열하던 1916년 당시 영국은 전쟁의 광풍에 휩싸여 있었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과 평화보다는 전쟁과 권력에만 힘을 쏟았고 국민은 국가의 폭압에 침묵하고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물질은 이미 충분했으나 대중들은 사치품을 생산하기 위해 장시간의 노동을 감내해야 했다. 교육은 국가의 시녀 역할을 하면서 희망을 찾기보다는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회 곳곳에선 구성원들간 갈등과 마찰은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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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행동하는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는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은 당시 영국인들에게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왜 국가는 권력에 열광하는가?","우리에게 정의는 과연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1916년 영국 캑스턴 홀에서 열린 '사회 재건의 원칙' 강연에서 러셀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지식인과 국민들에게 이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전쟁의 원인으로 인간의 행동이 욕구보다는 충동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 이 충동은 전쟁의 원천인 동시에 과학ㆍ예술ㆍ사랑의 원천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발전을 통해 사회가 건강한 생명을 얻고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러셀이 캑스턴 홀에서 연설한 8회의 강연을 책으로 엮은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간됐다. 충동과 욕구라는 인간 행위의 근본 동기를 시작으로 국가와 전쟁, 소유와 분배, 교육, 결혼과 인구문제, 교회와 종교 등 사회 전 분야에 대한 러셀의 문제 의식 및 구체적인 대안과 해법을 담고 있다. 출간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러셀의 정치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한반도에서 러셀의 정치철학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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