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시장의 분양권 가격이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입주를 앞둔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조합원입주권 포함)은 전달 대비 0.06% 올라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서초구가 전달보다 1.32% 올라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반포e편한세상ㆍ래미안(옛 삼호가든 1ㆍ2차)' 84㎡형(이하 공급기준)의 경우 7억5,000만~7억6,000만원선이던 시세가 최근 8억원까지 올랐다. 전셋값도 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현상은 이 단지와 마주 보고 있는 '반포자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체들의 설명이다. 반포자이 82㎡형의 경우 현재 8억5,000만~8억7,000만원선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반포동 E공인의 한 관계자는 "반포e편한세상ㆍ래미안 84㎡형은 최근 전세가가 상승하자 집주인들이 매매가격을 덩달아 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매매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포자이(3,410가구)에 비해 단지규모가 3분의1(1,119가구)에 불과해 오름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남구 '청담자이(옛 한양아파트)'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강이 가까워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면서 호가가 올랐다. 71㎡형의 경우 연초 대비 2,000만원가량 오른 5억~5억2,000만원에서 물건이 나오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일부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입지가 좋은 반면 공급량은 적어 분양권 값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전체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여전히 약세를 띠고 있다. 서대문구(-0.26%), 동대문구(-0.12%) 등이 하락세를 나타냈고 경기도 역시 전월 대비 0.09% 떨어졌다. 경기권에서는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에서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0.40% 하락한 용인시의 경우 신봉ㆍ성복동 일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권 값이 500만~1,000만원 정도 더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