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7전대 직후 中증시 붕괴론…연말 조정론…

■ 中 경제 과열 잇단 경고 <br>다양한 시나리오 나돌아<br>물가불안→자산가치 이상급등 악순환<br>전문가들 "뇌관 언제 터질지 조마조마"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6,000포인트를 돌파하자 중국증시 ‘거품 붕괴론’이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7전대 직후 증시붕괴론, 연말 조정론, 2008년 2월 거품붕괴론, 올림픽 이후 대세하락론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요즘 중국경제를 보면 수출ㆍ투자의 급속 증가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비대해지고 물가가 불안해지며 자산가치가 이상 급등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며 “언제 그 뇌관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요즘 중국경제를 보면 어느 것 하나 뜨겁지 않은 게 없다. 지난 9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4,33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5% 늘었다. 올들어 9개월간 중국의 무역흑자는 사상 최고인 1,856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흑자액인 1,775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시중 유동성도 급팽창해 9월 말 현재 총통화공급량(M2)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18.45%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물가불안도 심각해져 8월 11년 만에 최고치인 6.5%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월에도 6.1%의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에 넘쳐나는 돈은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집중돼 자산버블을 키우고 있다. 8월 가계 예금은 전달보다 418억위안이나 줄었고 8월 부동산 가격은 선전과 베이징이 각각 20.8%와 12.1%씩 오르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증시가 이처럼 과열양상을 나타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품붕괴론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그 동안 중국 정부는 17전대를 앞두고 증시급락을 우려해 소극적인 긴축정책을 써왔으나 전대가 끝난 뒤에는 더 이상 조심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중국증시의 본격적인 조정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개미투자자들의 증시상승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다. 베이징상보에 따르면 최근 한 경제전문 인터넷사이트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77%가 상하이지수가 7,000포인트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고 26.15%가 8,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상하이지수가 1만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는 응답과 1만포인트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응답도 각각 13.08%와 20%에 달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개미투자자들의 이 같은 믿음을 ‘허황된 꿈’으로 치부했다. WSJ는 이날 보도에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현재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에 대해 압도적인 확신을 갖고 있는 것처럼 1920년대 미국 투자자들 역시 라디오 발명, 새로운 소비계층의 출현 등으로 미국경제의 번영을 맹신하고 있었다”면서 “경제 호조에 대한 확신이 너무 컸기 때문에 증시 거품이 꺼졌을 때 충격도 그만큼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펀드인 상터우(上投)모건기금도 “증시 전반에 비이성적인 기류가 극단적으로 커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를 위해 신중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과열→증시거품 붕괴’의 현실화를 미연에 막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주문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경제학과 장쥔(張軍) 교수는 “중국의 지준율이 사상최고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통화팽창 등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긴축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인민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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