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계 "男대회 줄어드나" 전전긍긍

박삼구 회장, 투어·상금 증가등 큰 역할은 모두 인정… 26일 차기회장 선출도 파행 가능성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연임 포기로 상승 가도에 브레이크가 걸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두고 골프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전날 발표된 박삼구 회장의 KPGA 회장 연임 포기 소식에 충격을 받은 골프계에는 남자 골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골프계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향후 투어 축소와 다음주(26일)로 다가 온 회장 투표의 파행 가능성, 협회원 간의 내분 등이다. 박 회장 취임 이후 협회는 지난 4년 동안 대회 수 및 상금 100% 증가, 경상수지 흑자 450% 증가 등을 기록하는 등 상승일로를 걸었다. 이 같은 상승세에는 박 회장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골프계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다. SBS가 지난 2005년 총 30억원을 지원해 10개 대회의 코리안투어를 출범시켰지만 대회 수가 2007년 18개까지 늘어나고 상금이 크게 증액된 된 데는 수시로 다른 그룹 총수들에게 대회 개최를 부탁했던 박 회장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과의 관계 때문에 골프경기를 개최했던 기업도 있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손을 뗀 뒤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대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골프경기 대행사를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골프계는 스폰서들이 적극적으로 원해서 대회를 하는 풍토가 조성되지 못했다”며 “SBS코리안투어 계약이 2년 더 남아 있어 당장 위기를 맞지는 않겠으나 대회 증가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기 집행부가 대회를 더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대회가 없어지면 결과적으로 투어 활성화 분위기는 꺾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박삼구 회장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6일로 예정된 회장 투표에 대한 걱정도 컸다. 현재 회장 투표는 박 회장이 빠진 뒤 남은 김덕주, 임진한 등 2명의 후보가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 이들은 투표권을 가진 정회원의 절반인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어야 회장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에 불만을 가진 침묵의 다수가 반발, 투표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을 경우 회장 선출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위임장 등으로 정족수를 채울 수 있지만 주말과 크리스마스 휴일이 끼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부 회원들의 의견이다. 회장 투표 파행에 대한 걱정은 협회 원들간의 내분과도 맞물려 있다. 투어 활성화 등에 크게 고무된 골퍼들은 대부분 박 회장의 연임을 원했던 상황. 이들 중 일부는 “제 밥그릇 찾기에 급급한 몇몇 시니어들이 뒤에서 조정하며 잘 크고 있는 남자 골프를 죽이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선수 출신들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경선 주도 세력들과 각을 세우는 형국이기 때문에 자칫 남자 골프계가 크게 분열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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