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부 포철 회장 '철강통합론'아시아 경제 통합을 위한 전단계로 한ㆍ중ㆍ일 3국의 철강산업을 먼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의 미래'라는 국제회의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통합의 당위성과 그 과정에서 철강산업의 우선 통합을 강조했다.
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철강수입을 규제하기 위해 201조 발동을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불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세계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위한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ㆍ중ㆍ일 3국의 철강산업이 통합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 세계 철강업계의 핵폭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통합화 추세 속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기 방어를 위해서라도 경제통합체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3국의 발전수준 격차로 전산업을 포함한 전면적 통합은 한계가 있어 우선 철강산업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강산업 우선 통합론'의 근거로 3국 철강산업간 교역과 투자 활성화와 기술 수준의 유사성을 들었다.
3국의 지역화계수(역내교역량의 비중으로 1보다 크면 지역통합도가 높다)가 1.96으로 EU의 1.98과 유사한 수준이며 한ㆍ일의 활발한 중국 투자로 역내 철강기술 수준이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철강통합을 기초로 3국간 경제공동체를 만든 뒤 아세안과 연계해 양자의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아시아권 경제통합 과정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 회장의 제안에 대해 학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이 EU출범 이전인 50년대 ECSC(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설립한 것과 유사한 것"이라며 "3국 철강산업의 수준으로 볼 때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실현가능성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 회장은 지난해 12월 토쿄에서 열린 한ㆍ일 심포지움에서도 "신일본제철과의 제휴는 한ㆍ일 자유뮤역협정 체결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