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부실채권에 극약처방
손실감수 매각 '직접상각' 방식 채택
일본 정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도려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은행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에 대해 일정 비율을 적립금을 쌓아두는 기존의 '간접상각'방식에서 벗어나, 당장 은행이 손실을 입더라도 채권을 매각하는 등 아예 부실채권을 최종 처리하는 '직접상각'방식을 채택키로 한 것. 일본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주범(主犯)인 은행 부실채권을 없애기 위해 단기적인 통증을 감수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금융담당 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 말까지 이를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해 내년 3월까지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을 완전히 떨어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실채권을 직접상각할 경우 문제는 채권 인수자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해당 기업은 곧바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 자칫 중소기업들의 연쇄도산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은행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자산으로 인정돼 왔던 부실채권을 헐값에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상당액의 손실을 입어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수익이 거의 부실채권 처리를 더 이상 미루면 일본의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몰고올 것으로 결론짓고 환부를 도려내기로 했다. 당장 은행들이 적자를 내고 공적자금 변제가 늦어지더라도 자산 건전화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것.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