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양조위 내세운 홍콩판 007시리즈 '동경공략'
일본 도쿄(東京)에서 사립탐정으로 활약하고 있는 린(양조위)은 신주쿠에서 정체모를 사내들로부터 습격을 받는다.
린은 특유의 재치와 무술실력으로 이들을 물리치지만 린에게 닥치는 위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린의 조수 사오리(장백지)는 그림자처럼 린을 따라다니며 그를 지켜준다.
한편 메이시(진혜림)는 결혼식에 불참한 약혼자를 찾아 일본으로 떠나는데 그들의 신혼집을 설계한 실내장식 사업가인 용(정이건)도 일해준 돈을 받으러 메이시를 쫓아간다.
그러나 약혼자 다카시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야쿠자. 위기에 몰린 두 사람을 린과 사오리 등이 구하며 네 사람은 도쿄에서 극적으로 조우한다.
홍콩달러 5억(한화 약75억원)이라는 상상도 못할 금액을 제작비로 쏟아부은 마초성 감독의 홍콩액션영화 `동경공략'은 단순히 치고받고 싸우는 기존의 고리타분함을 넘어 홍콩의 현재 내로라하는 배우를 등장시켜 호기심과 함께 코믹함을 가미해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영화다.
우선 초반부 양조위의 액션. 화약탄과 삼절봉, 강력본드등으로 상대편을 제압하는 우스꽝스런 연기가 눈길을 끈다.
이후 양조위한테 계속 압박되는 일본 야쿠자들과의 한판 승부전을 슬로모션등의 카메라 워크로 밀고 당기는 장면, 도심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추격신과 도쿄의 해안을 가로지르는 보트 추격신등. 이와함께 여러가지 신무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적을 물리치는 `제임스 본드'와, 보다 복고풍이지만 더욱 기발한 무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린 또한 많은 부분 흡사한 요소를 지녔다. 항상 여자들에게 둘러싸인채 생활하는 모습까지 닮은 두 캐릭터는 영화 초반에서의 독특한 등장장면도 흡사하다. 그래서 홍콩내에서는 `007 시리즈의 홍콩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서 프로덕션으로 짚고 넘어가야할 것 한가지. 당초 이 영화의 프로젝트를 담당한 골든하베스트사와 마초성 감독은 이 영화의 로케지로 서울과 도쿄두 곳을 놓고 많은 고심을 했다는 전언. 두 곳 모두 영화의 스케일에 맞는 국제화된 도시이기 때문에 선별에 어려움이 많았던 제작진은 새로움과 신비스러움, 그리고 자연과 조화된 주변의 경관 등에서는 서울을 선호했고, 화려함과 현대적인 이미지에선 도쿄를 선호했다.
결국, 여러가지 촬영협조 관계와 계절상의 문제로 도쿄가 최종무대로 정해졌지만, 어쩌면 이 영화는 `서울공략'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일 수도 있었다.
박연우기자
입력시간 2000/10/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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