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재벌시스템의 시정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2ㆍ4분기중 삼성ㆍLGㆍSKㆍ현대차ㆍ현대ㆍ현대중공업그룹 등 6개 재벌에 대해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어 3ㆍ4분기중 한국전력ㆍ한국도로공사ㆍ한국토지공사ㆍ한국수자원공사 등 대형 주요 공기업도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벌이는 한편 올해 안에 10대그룹에 포함된 나머지 재벌에 대해서도 불공정거래여부 등을 중점 조사할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공정위는 4일 올해 부당내부거래 조사 일정 및 대상기업을 이같이 발표했다. 공정위가 사전에 부당내부거래조사 대상그룹과 일정을 밝힌 것은 처음있는 일이며, 이들 그룹에 대한 조사도 3년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6개 민간 기업집단은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계열분리되기 전을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다. 조사대상기간은 2000년1월1일~2002년12월31일까지로 3년동안 이뤄진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중점조사대상이다. 지난해 실시됐던 공정위의 조사는 내부거래공시 이행실태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들 6개 재벌에 대한 조사는 실질적으로 3년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매년 4월1일을 기준으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대형 공기업에 대한 부당내부거래조사는 3분기중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1일자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공기업은 한국전력ㆍ도로공사ㆍ토지공사ㆍ주택공사ㆍ수자원공사ㆍ가스공사ㆍ농업기반공사ㆍ담배인삼공사 등 8개다.
장항석 공정위 조사국장은 “공기업은 지난 99년 이후 부당내부거래조사를 하지 않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조사범위는 부당내부거래외에 거래상 지위남용, 불공정 하도급거래 등 불공정행위 전반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4분기에는 2ㆍ4분기중 부당내부거래조사를 받는 6개 재벌 외에 자산규모 상위 10개 재벌에 대해 내부거래공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실태점검을 벌일 방침이다. 공정위는 현재 조사대상 계열사 선정작업을 마쳤으며, 그룹별로 조사대상 계열사는 10여개사 정도로 알려졌다. 장국장은 “두산, 한화그룹 등 그동안 거론됐던 그룹은 일단 조사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부당내부거래 외의 항목에서 나타난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는 별도로 벌이고 있다”고 밝혀 공정위의 재벌그룹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