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든든학자금(ICL, 취업후 학자금상환제)’이 학생들로부터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올 2학기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신청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대출자 36만4,556명 중 든든학자금을 신청한 인원은 11만7,168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든든학자금 대출인원은 올 1학기의 11만4,722명에 비해 2.1% 늘어나기는 했으나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인원 24만7,38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학년생의 경우 든든학자금 대출 신청자가 5만7,319명으로,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4만5,295명) 보다 많았으나 2학년 이상의 경우 일반상환 학자금은 17만97명이 신청한데 비해 든든학자금은 5만9,849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정부와 장학재단은 올 1학기 든든학자금 대출이 당초 예상보다 적은데 대해 제도가 급작스럽게 시행되다보니 홍보가 부족하고 소득분위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려 이용자가 많지 않았으나 2학기에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2학기 학자금 대출에서도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약 6조원의 든든학자금 예산 중 실제 집행 금액은 1ㆍ2학기를 통틀어도 8,500억여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든든학자금 대출이 재학 중에는 상환이 유예되고 거치기간에는 단리이자가 붙지만 상환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복리이자가 붙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부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는 두 제도 모두 5.2%로 같지만 든든학자금 대출을 늘리려면 금리를 3% 이하로 더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올 1학기 5.7%이던 든든학자금 금리가 2학기에 5.2%로 0.5%포인트 내리기는 했으나 국가 재정부담 증대 등의 이유로 추가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2학기 학자금 대출금액은 총 1조2,8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63억원 증가했다. 대출인원(36만4,556명)은 지난해 2학기보다 10%(3만3,086명) 늘었다. 전체 대출자 가운데 사립대 학생수(29만1,467명)가 국공립대 학생수(4만1,093명)의 7배에 달했으며, 이는 사립대 등록금이 국공립대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