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올림픽이후 中경제 어디로…

"경착륙은 막아야"… 강력한 경기부양 예고<br>핫머니 이탈·증시 붕괴·부동산 하락 위기감 고조에<br>석유제품값 조정·稅경감등 '성장 드라이브' 펼칠듯


“중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따 기쁘지만 경제상황과 증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게 큰 걱정입니다.” 최근 5년 동안 10만위안(약 1,500만원)가량 주식투자를 했다는 베이징 시민 왕샤오민(王小民ㆍ40)씨는 “올림픽 기간 주가 폭락으로 큰 돈을 잃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중화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올림픽 기간에 중국경제에 나타난 위험신호는 ‘노 골드’였다. 13억 중국인들이 연일 쏟아지는 올림픽 금메달 소식에 열광하는 동안 중국 증시는 12% 가까이 급락하고 도매 물가는 12년 만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으며 부동산시장은 침체의 늪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중국 자본시장에서 핫머니의 이탈 ▦증시의 붕괴 ▦부동산시장의 하락 조짐 등의 여파로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쏟아져나온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올림픽이 끝난 후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석유제품 가격 조정 ▦조세부담 경감 ▦대출 확대 ▦증시수급 개선 등의 부양정책을 쏟아내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쑨밍춘(孫明春) 리먼브러더스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경제성장에 유리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셴밍(李先明) 핑안(平安)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증시가 당면한 과제는 투자자 신뢰의 문제”라면서 “올림픽 기간 많은 정책들의 추진이 보류된 만큼 이후에는 증권사에 대한 융자 및 대주 허용, 주가지수 선물시장 개설 등이 잇달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두 차례 석유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이달부터 방직품의 수출관세환급률을 11%에서 13%로 올렸으며 은행의 신규대출을 늘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및 농업 부문에 긴급 수혈했다. 올림픽 기간 중국증시는 특수는커녕 물가불안과 경기후퇴ㆍ물량압박 등의 부담으로 11.8%나 뒷걸음치며 올림픽 역효과를 초래했다. 개막일인 지난 8일 2,727.577포인트로 시작한 중국증시는 개막과 동시에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18일에는 2,319.868포인트를 기록하며 20개월 만에 2,300포인트대로 밀리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에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들은 중국경제 둔화 양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11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2년 만에 최고치인 10.0%를 기록하며 중국증시를 강타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자산버블 붕괴 조짐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의 부동산경기지수는 전월에 비해 0.72포인트 낮은 102.36으로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4~5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중국경제의 퇴행조짐이 나타났다. 중진(中金)공사 등 주요 기관에 따르면 중국 양대 석유업체인 시노펙(中石化)과 페트로차이나(中石油)의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78% 이상, 30% 이상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업계의 ‘올림픽 역효과’는 더 심각해서 7월 중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치(一汽)폭스바겐ㆍ상하이(上海)폭스바겐ㆍ상하이GM 등 다수 업체의 승용차 판매가 6월 대비 15% 하락했고, 이 같은 판매부진은 올림픽 기간인 8월에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전력 공급상황이 올림픽 이후 더욱 열악해져 중국의 경기후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중전연) ‘전국 전력 공급ㆍ수요 및 경제 상황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중국의 전력 부족량이 1,500만kW에 달해 심각한 전력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포스트 올림픽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바이융슈(白永秀) 서북(西北)대학 경제관리학원 원장은 “중국은 여전히 공업화 단계에 있고 서부개발, 동북의 노후 공업단지 쇄신 등 새로운 투자가 대기 중이며 더욱이 오는 2010년 상하이 엑스포가 기다리고 있다”며 “올림픽 이후에도 투자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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