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한국경제 시선 싸늘

정치자금 수사와 동투(冬鬪), 민생 법안의 무더기 계류 등 기업 환경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외국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싸늘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해외 투자선과의 합작 차질은 물론 차입금의 만기 연장에도 애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11일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전선마저 급냉(急冷)할 수 있다”며 정치자금 수사의 조기 종결과 파업 중단, 정쟁 중단 등을 재차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치자금 수사로 연말 기업 경영에 심각한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요 그룹들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관련 현황을 다음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명관 부회장은 “검찰에 정치자금 수사로 기업들의 내년 경영계획 수립은 물론 해외투자 및 외국기업과의 합작도 진행되지 못하고 만기가 돌아온 해외 차입금의 리볼빙(연장)도 어려워지는 등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신인도가 급속하게 가라 앉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도 “북핵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정치도 혼란스러워 한국 경제의 분위기를 우려하는 시각들이 해외 IR 현장에서 불거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은 지난 10일 “정치적 문제가 중요하고 시급한 개혁의 진행을 막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도 기업들의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화염병을 던지는 현 상황은 노동운동이 아니라 전쟁”이라며 “외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국내에서 철수하겠다고 말한다”며 신인도 하락을 우려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연말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로 발생하는 피해는 평상시 파업보다 20~30% 이상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LG그룹 관계자도 “비자금 수사 등 정치 개혁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황이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과 특별검사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대기업들의 경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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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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