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예술영화TV '라이브색시쇼' 폐지

예술영화TV '라이브색시쇼' 폐지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지켜보겠습니다." "화난 김에 안 들어오다 오랜만에 와 보니 마음을 바꾸셨네요.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수고하십시오" 케이블채널인 예술영화TV가 한달간의 외도를 마감했다. 지난 10월 개편과 함께 느닷없이 밤 11시30분부터 주6회씩 편성, 물의를 빚었던 성인용 '라이브 색시(色時)쇼'를 결국 종영키로 한 것. 그간 예술영화TV(CH 37)는 공중파TV에서 소화하기 힘든 공연이나 예술영화를 발굴 편성, 애청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었다. 하지만 '심야극장' 등 고정 프로그램을 밀어내고 같은 계열사인 코미디TV가 만든 토크쇼 등을 방영하면서 채널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라이브색시쇼'는 애초부터 순수 예술을 지향한다는 이 케이블의 방향과 전혀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일단 뚜껑을 열고 본 이 토크쇼의 선정성은 인터넷 성인방송의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대경실색. ”채널을 반납하던지 에로채널로 이름을 바꾸라”라는 과격파부터 “한번 흔들린 신뢰는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진중한 경고에 이르기까지 예술영화TV 게시판에는 온통 이 정체불명의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가 넘쳐났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결국 예술영화TV는 `라이브색시쇼', `차트천국', `뮤직다운로드' 등 문제가 된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발표하고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예술영화TV와 코미디TV는 모두 위성방송 진출까지 염두에 둔 월드와이드넷이라는 MPP(다채널 프로그램 공급업체)소속. 예술영화TV가 전국적으로 방영되며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데 비해 신규 채널인 코미디TV의 채널수는 많지 않기에 일단 채널 홍보 입장에서 코미디TV의 프로그램을 방송했던 것이다. 한편 시청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이 회사 한강우 편성책임자는 누적된 재정적자를 거론했었다. 그는 "예술영화TV가 그간 누적된 적자로 운영이 몹시 힘든 상태"라며 " 더 좋은 프로그램의 확보를 위해서라도 대중성을 가미한 채널을 함께 신설, 자구책을 마련하려 했다" 고 답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한 시청자는 “상업성에 예술을 파는 것도 문제지만 예술채널이 늘 적자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것도 문제”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공중파 방송을 재탕 삼탕 해서 내보내든 말든 돈이 되야만 웃을 수 있는 세태. 이것이 한국 케이블TV의 현주소다. 입력시간 2000/11/01 17:2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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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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