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서] 아마티아 센 지음, '자유로서의 발전'

"진정한 자유는 복지확대로부터‥"지금은 자본주의 사회. 수많은 사람들은 돈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돈을 벌기 위해 열심이다. "돈을 왜 벌려느냐" 물으면 심심찮게 "삶의 자유를 얻기 위해"라는 대답을 듣는다. 직장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그동안 하고 싶던 일들을 시작하고, 돈에 구애 없이 쓰고 즐기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렇다. 이런 저런 제약을 벗고 자유를 확장하는 일이야말로 누구나 열망하는 꿈일 것이다. 더욱이 돈을 본위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일이야말로 자유를 최대한 확장할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믿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돈(경제)가 자유의 전부일까? 인류사에 전례 없는 풍요에도 불구하고 현대 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박탈과 궁핍에 허덕이면서 억눌린 삶을 이어가고 있다. 빈곤과 기아, 정치적 자유의 침해, 여성의 이익 침탈 등의 억압 사례는 빈곤국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부유한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흔히 발견할수 있다.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아 센(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은 자신의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경제적인 풍요만으로 인류가 자유를 얻었다고는 할수 없다고 단언한다. '경제학의 테레사 수녀'라고 불릴 만큼 인간의 복지를 중심으로 한 경제학에 관심을 기울여온 센은 일단 "인류의 발전이란 다름아닌 자유의 확대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자유의 확대란 단순히 총량적인 경제적 부의 증대로 충분하지 않으며, 이에 더해 정치적 업악과 빈곤, 기아 등 사회적 박탈 등이 사라져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센은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를 ▦정치적 자유 ▦경제적 편의 ▦사회적 기회 ▦ 투명성 보장 ▦보호적 안전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롭게 살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이 자유들이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경제적 편의와 정치적 자유가 상호 보완적이라는 주장은 우리에게 흥미롭다. 한국이 현대사를 통해 경제적 편의의 증대를 위해 오랫동안 정치적 자유를 희생당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지금도 수많은 개도국에서 경제발전 논리를 앞세워 정치적 자유를 억누르고 있는 까닭이다. '자유의 상호보완'에 대한 센의 설명이다. "경제적 편의와 정치적 자유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서로 적대적이기 보다는 서로를 강화한다. 정치적 자유는 경제적 편의를 증진시키며, 공공행동을 필요로 하는 교육과 의료의 사회적 기회는 개인의 경제적ㆍ정치적 참여의 기회를 제고하고, 경제적 편의성은 사회적 시설을 위한 공공 자원 뿐만 아니라 개인의 풍요를 가져온다." 내가 경제적으로 넉넉해도 이웃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면, 내가 정치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어도 이웃이 억압 속에 놓여 있다면, 인류는 아직 자유롭지도 않으며, 진정 발전한 것도 아니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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