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수급 우려 다시 '고개'

프로그램 잠재 매물 4兆·펀드 환매도 이달 2兆 넘어


글로벌 증시와 동반해 지수가 가파른 조정을 받자 그동안의 강세장에서 묻혀졌던 국내 증시 수급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월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ㆍ옵션ㆍ개별옵션 동시만기일)를 앞두고 프로그램 잠재 매물이 대폭 누적된데다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도 거세게 일고 있어 수급 취약성이 시장의 상승행보를 가로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한달 동안 재투자를 제외한 순수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 규모는 2조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유출이다. 오는 3월8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4조원대로 불어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1월의 지수 폭락이 조 단위로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잠재 매물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5포인트 이상 밀린 1,454.60포인트로 장을 마감한 데는 1,300억원어치를 넘어선 프로그램 매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 게다가 미국 증시 약세에 이어 이날 중국ㆍ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하자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외국인의 숨고르기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국내 자금의 수급이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주춤할 경우 지수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A증시는 8% 이상 폭락했고 홍콩과 싱가포르ㆍ일본 증시 등도 약세에 머물렀다. 다만 장중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장 막판 ‘사자’로 돌아서며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한편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수급이 급격히 무너질 만한 상황은 아니라며 조정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이 탄탄하지는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이 유지될 전망이어서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증시 거래대금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수급부담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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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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