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인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최근 호주 주요 은행들의 지분을 비밀리에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중국 국부펀드 운용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호주ㆍ뉴질랜드 뱅킹그룹(ANZ)과 커먼웰스 뱅크 오브 오스트레일리아(CBA)의 내부보고 등을 인용, 홍콩 소재의 SAFE 자회사가 이들 2개 은행과 호주국립은행(NBA)의 지분을 각각 1% 미만으로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한 은행의 보고에 따르면 이 자회사는 은행의 주가변동이나 공개의무등을 피하기 위해 지난 2개월간 비공개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자회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오던 SAFE 측은 최근 자회사가 부속기관임을 시인했다.
SAFE는 또 이번 투자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만약 투자가 이뤄졌다면 그것은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신문은 이번 투자 규모가 총 5억2천800만 달러 정도로 그다지 큰 액수는 아니지만, 국가 외환을 다루는 SAFE가 이처럼 `위험한' 투자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SAFE가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를 대신해 외국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거나 CIC와의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CIC는 이같은 추측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