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 달러화에 대해 2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했다. 지난주 말 미국 워싱턴에서 폐막된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의 ‘엔 약세 침묵’ 효과로 분석된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0엔당 77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인 끝에 전일보다 2원10전 내린 780원21전에 거래를 마쳤다. 엔화는 유로ㆍ달러 등 다른 통화에 대해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특히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장중 162.5엔을 기록하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달러화에 대해서도 119.76엔까지 내려갔다. 유로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는 엔캐리 트레이드 확산 가능성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 호주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99.91엔까지 내달리는 등 지난 97년 5월 이후 10년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뉴질랜드달러, 남아프리카 랜드화 등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BBH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구보 노부아키 도쿄지사 외환 부문 부사장은 “G7은 최근 회동에서 아무런 변화도 나타내지 않음으로써 엔화 약세를 무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것이 시장에서 엔화 매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폐막된 G7회담에서 중국 위안화 환율 절상을 촉구하면서도 엔화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채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