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와 근래에 없던 질적 황폐화라는 비평가들의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2001년도 할리우드는 총 흥행 수입 81억4,000만달러를 올리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낳았다. 특기할 것은 이 신기록의 원동력이 어린이라는 사실.지난해 수입은 2000년에 비해 9%가 늘어난 것으로 흥행 1위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2억9,400만달러ㆍ사진)이 차지한데 이어 '슈렉'(2억6,770만달러)과 '몬스터주식회사'(2억4,1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세 영화의 등급은 모두 G(전연령층 관람가)과 PG(어린이들 관람시 부모의 안내를 요함)로 가족영화들이다.
흥행순위 10위권 영화 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R등급(17세 미만 관람시 부모나 성인 동반 요)영화는 10위의 '한니발'(1억6,510만달러) 하나 뿐이다.
흥행 4위부터 9위까지는 '러시 아워 2'(2억2,620만달러), '돌아온 미라'(2억200만달러), '진주만'(1억9,850만달러), '주라기공원 3'(1억8,120만달러), '반지의 제왕'(1억8,000만달러) 및 '혹성탈출'(1억7,970만달러)이 각기 차지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흥행사상 1억달러 이상을 돌파한 영화는 모두 5편으로 2000년에는 '닥터 수스'와 '미션 임파서블 2'등 2편에 불과했다.
아동용영화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들이 두드러진 2001년이었는데 이 중에서도 괄목할만한 것은 만화영화의 성공.
'슈렉'과 '몬스터주식회사'등 지난해 만화영화들이 벌어들인 돈은 약 7억9,800만달러로 이 때문에 앞으로 할리우드는 만화영화들을 양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했다.
지난해 또 다른 특징은 속편들이 활개를 친 것. 속편은 보통 개봉 즉시 호황을 누리다가 그 열기가 빨리 식기마련인데 작년에는 원작의 성공을 능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러시아워 2'와 '돌아온 미라' 및 '주라기 공원 3'과 '아메리칸 파이 2'등이 예상외로 선전했다.
테러여파로 관객의 수가 급감하리라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해 총 입장객수는 14억3,000만명으로 40년만에 신기록을 냈다.
전문가들은 잠시나마 테러의 공포와 비극 그리고 현실세계를 탈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극장에 쇄도, 메이저 영화사들의 금고를 채워주었다고 분석했다.
메이저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것은 '해리 포터.' '오션의 11인'등을 만든 워너브라더스로 총 12억달러를 벌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