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회견안팎] 불법자금등 10여차례 사과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1일 오전 춘추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문제는 물론 탄핵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 당초 예상됐던 1시간을 20분 가량 넘긴 11시20분께까지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만 정치자금과 측근 및 친인척 문제와 관련, “죄송하다” “부끄럽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거듭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면목이 없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10여차례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은 사과를 다르게 하겠다. 책임지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도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책임지는 방법으로 총선과 재신임 연계 방안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등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제가 추측하고 확인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자금 규모는 거의 밝혀진 것 같다”며 “검찰의 능력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보기에 따라서는 소름이 끼친다고 할만큼 검찰은 유능했다”며 “때로는 너무 힘들고 너무 한다 싶을 때도 있었으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검찰이 믿음직스럽다. 그간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 “국민 여러분 뵙기 면목이 없다”고 사과하면서도 이번 불법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구속된 선거 참모 및 측근들에 대한 연민의 정과 함께 신뢰를 표현했다.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희정씨 등 측근 비리문제와 관련, “용서하기 어려운 마음이며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하면서도 “아직도 그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형 건평씨 문제 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건평씨의 세차례 청탁사실을 비롯, 자신의 조카들 문제까지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회견 전날인 10일 밤 청와대를 찾은 정동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나 탄핵 문제를 협의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권이 추진중인 대통령 탄핵절차를 피할 생각이 없으며, 우리당이 탄핵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를 점거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라며 “국회 탄핵안이 발의됐으니까 억지로 막지 않겠으며 정당하게 심판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의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성을 잃은 판단을 하고 있는 만큼 열린우리당이 강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 시간인 10시 정각에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입장, 당초 예상보다 두배인 30분을 모두발언에 할애했으며 대선자금 등 정치자금 문제, 측근 및 친인척 비리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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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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