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도그마에서 벗어나라] 휴대폰 판매업 등 현금영수증 의무화 검토

■ 본격화 하는 고소득 자영업자 과세 압박


세법개정안을 수정하면서 펑크난 세금을 메우기 위해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겠다는 조세당국의 칼날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ㆍ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방위 압박에 돌입할 계획이다.

먼저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을 늘리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금거래 비중이 높아 세금탈루가 많은 업종을 1~2개 추가해 세원을 넓힐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기재부는 휴대폰ㆍ컴퓨터판매업 등 정보기술(IT)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전자상가 같은 곳의 현금거래를 앞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현재 현금영수증 대상 업종은 변호사ㆍ회계사 등 전문직과 병ㆍ의원 등 의료업 등이며 지난 4월 귀금속거래ㆍ포장이사업종 등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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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 의무발급 기준도 건당 30만원에서 10만원 미만으로 낮아져 상당한 단속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세금신고 없이 감출 수 있는 매출의 규모가 쪼그라드는 셈이다. 만약 의무사업자가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으면 미발급금액의 50%가 과태료로 부과된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지난 5년간 고소득 전문직의 수입금액이 70% 이상 늘었다"면서 "의무발급 기준액 하향이 상당한 파괴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으로 오가는 거래에 대한 단속대상을 넓히는 한편 조사강도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개인 면세사업자의 수입금액 신고도 좀 더 꼼꼼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들 사업자의 전자계산서 발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통해서다. 전자계산서 발급제도는 부가가치세 면세 거래분에 대해 전자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4월 도입됐으나 의무조항은 아니었다. 전자계산서를 발급하면 거래내역이 국세청에 신고되기 때문에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아무래도 과세사업자와 비교하면 면세사업자들은 관리가 좀 덜된 게 사실"이라며 "다만 영세사업자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매출 기준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연매출 3억원선이 유력하다.

기재부는 이밖에 성실신고확인서의 제출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탈세제보 포상금을 인상하는 방식 등을 통해 고소득 자영업자의 주머니를 샅샅이 훑을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영업자 '쥐어짜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기본인 세정 강화가 지나치게 몰아치기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2008~2012년 5년 동안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탈루를 적발해 연평균 2,73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으나 정부가 세워놓은 지하경제 양성화 세입은 연간 5조~6조원에 달한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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