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문가 리뷰] "협상의 성공 열쇠는 인맥"

■ 협상 리더십/ 마이클 왓킨스 지음, 흐름출판 펴냄<br>나와 상대의 '영향력의 사다리' 잘 파악하면<br>CEO가 조직원 신뢰·지원 얻는데도 큰 도움



2007년 한해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기업의 경우는 연말 인사를 앞두고 분주한 시기이기도 하다. 신간 '협상 리더십'을 손에 들고서 내심 반가웠다. 회사의 성장 동력이 될 신임 리더들이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업무와 조직을 파악해 연착륙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 역시 2003년 9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당시 한국전자금융이 미래를 위해 주력할 사업영역, 그리고 회사의 비전을 어떻게 하면 한 방향으로 모아 구성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가 큰 고민거리였다. 협상 전문가인 마이클 왓킨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협상의 기법을 다룬 기존의 책과 달리 신임 리더가 조직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와 지원을 얻어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책은 최고경영자를 꿈꾸는 직장경력 10년차인 폴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직장을 옮기고 CEO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폴은 그 과정에서 90일 안에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협상법을 배우게 된다. 3개월이라는 기간은 이직한 후 새로운 업무와 조직을 파악하고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첫 부임 3개월이 그 회사에서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 저자는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단계로 4가지를 강조한다. ▦협상상황이 돌아가는 형세를 읽고 대처하는 상황 분석력을 키울 것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협상상대와 권력을 파악해 영향력을 키울 것 ▦셋째 협상상황과 규칙에 영향을 주며 협상을 주도할 것 ▦사후평가와 협상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해 조직구성원들의 협상력을 연마할 것 등이다. 협상의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영향력의 사다리'다. 영향력의 사다리란 효과적으로 협상을 하는 데 필요한 나와 상대의 인맥 지도를 말한다. 한마디로 상대 회사에서 내가 영향력을 줘야 하는 중요한 의사결정권자들이 누구인지, 그들과의 관계는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어떻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우리 회사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거래처가 어느날 계약 파기를 통보하는 등 위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법이 영향력의 사다리 안에 숨어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우리는 흔히 협상을 거래상대방이나 경쟁자와의 관계로만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협상의 대부분은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따뜻한 카리스마' '서번트 리더십'등 최근 다양한 용어로 리더십을 설명하고 포장하고 있어도 알맹이는 역시 회사 내부에서 필요한 '협상'에 관한 것이다. CEO나 경영진이 협상의 기술을 익혀둘 필요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임무와 역할은 리더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다. 빠른 시일 안에 조직을 장악하고 승리하는 협상의 기술을 터득고자 하는 리더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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