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여름도 안왔는데… 전력수급 벌써 비상

4월 들어 원전3기 고장<br>조만간 대규모 정비까지<br>"5~6월 또 대란오나" 우려

원전의 잇따른 고장으로 여름철이 오기도 전에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들어서만 3기의 원전이 고장을 일으킨 가운데 조만간 대규모 원전 정비가 계획돼 있어 초여름부터 전력수급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의 원전 고장은 정비 직후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부실 정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3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신월성 원전 1호기가 이날 오전 고장으로 멈춰서면서 예비전력이 전력수급 '준비' 단계까지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7시44분께 제어봉 제어계통 이상으로 신월성 1호기가 자동 정지됐다고 밝혔다. 제어봉은 원자로에 이상이 있을 때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성자를 흡수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날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원전이 멈춰선 것이다.

신월성 1호기의 갑작스런 고장 여파로 이날 오전8시35분부로 예비력이 445만kW로 추락해 전력수급 준비 단계가 발령됐다. 이후 오전11시께는 예비력이 400만kW 미만으로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으나 일정시간 지속되지 않아 '관심' 단계는 발령이 되지는 않았다. 전력수급 관심 단계부터는 본격적인 비상상황으로 보면 된다.


상대적으로 전력에 여유가 있는 봄철에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한 것은 이달 들어 원전 고장 사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고리 4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된 지 하루 만에 정지됐으며 10일 다시 가동됐지만 증기발생기에 이상이 발생해 다시 발전이 정지됐다. 19일에는 영광 2호기가 역시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5일 만에 저압터빈에 문제가 생겨 발전이 정지됐다. 2기의 원전 모두 계획예방정비 직후 문제가 생기면서 '정비가 제대로 됐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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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여름철 전력고비를 앞두고 원전들이 조만간 대규모로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라 당장 5~6월부터 전력수급에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도 고장과 예방정비, 설계수명 종료 등으로 총 23기 원전 가운데 15기만 가동되는 상태다. 이달 말에만 3~4기의 원전이 예방정비를 위해 멈춰설 예정이다. 5월과 6월에도 추가적인 원전 예방정비가 예정돼 있다. 예방정비 기간이 통상 두 달가량 되는 것을 고려하면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경우 심각한 전력수급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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