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터뷰] "철학 알아야 인간 중심의 하이테크 사회 만들어"

16일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상임위원, 아현中에서 강의


“첨단 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편리한 점만 부각돼 과학기술에만 집중하면 인간이 심지어 소멸될 수도 있습니다. 급격한 과학발전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청소년들이 미리 알아 두면 미래의 사회적 삶을 어렴풋이나마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은 과학의 양면을 볼 수 있는 스펙트럼을 제공할 것입니다.”

16일 아현중학교에서 열린 고전인문학 아카데미‘하이테크 속에 숨은 철학’의 첫 강의(롭소 공학에 숨은 인간성)에서 조광제(사진) 철학아카데미 상임이사(철학박사)는 첨단과학기술의 시대에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22개 서울시 주요 시립도서관에서 19개의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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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의는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에서 아현중학교와 협력해 마련했다.

조 박사는 1921년 체코슬라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처음 썼다는 ‘로봇(robot)’의 어원을 시작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수은을 넣은 도마뱀으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인공(人工)’의 근원을 더듬어 올라갔다. 이어 그는 20세기 이후 인간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의 연구과정에서는 일본의 만화 주인공 ‘아톰’등의 사례를 들면서 학생들을 집중시켰다. 조 박사는 로봇과 인간과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지에 대한 주제로 전환하여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로봇은 인간과 진정한 의미로 소통할 수 있을까요? 영혼이 있어야만 사람일까요?”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면서 이어지는 내용에 소란했던 학생들은 조 박사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 등에서는 로봇을 이용하여 영생불사하는 기술연구에 집중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로 인해 인간은 사라지고 로봇종(種)이 탄생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과학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로봇 속에 나의 의식이 들어갈 수도 있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들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학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라면서 “과학기술에 사람이 조종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과학기술을 조종해 인간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하이테크 시대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 박사의 ‘하이테크 속에 숨은 철학’은 오늘 첫 강의에 이어 ‘사이보그기술에 숨은 인간의 전(全)우주성’, ‘가상현실기술에 숨은 초월적 상상의 인간성’, ‘유비쿼터스 기술에 숨은 인간-전자-사물의 소통’, ‘나노 기술에 숨은 섬뜩한 인간성’ 등을 주제로 26일까지 총 5차례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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