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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올해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설 선물세트를 마련하고 '설 특수' 잡기에 나섰다.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실속형 선물세트를 확대했고 수입 과일과 해산물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다양하게 준비해 고르는 재미까지 더했다.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라면 매장에 상주하는 전담 상담사로부터 친절한 조언을 얻을 수도 있다.
이마트는 올해 설에 전체 선물세트 중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지난해 12%에서 23%로 늘렸다.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1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은 12% 줄고 3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매출이 32% 늘었다는 점을 반영했다. 유명 산지에서 어획한 굴비·갈치·대하를 내놨고 랍스터·연어·전복 등 '고급 수산물 골라담기 세트'도 선보였다. 950g이상 크기의 품질 좋은 배만 선별한 '왕배 세트'등 과일 선물세트도 인기 제품으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설 대목을 앞두고 지난해 2종이었던 명절용 자체브랜드(PB) 선물세트를 10종으로 늘렸다. 평소 이마트 PB 상품 구매 고객의 만족도가 높자 인기 상품을 묶어 명절용 선물세트로 새로 출시했다.
대표 상품인 '피코크 국산 참기름·들기름 세트'(4만3,800원)는 제주산 참기름 등으로 구성했고 '이마트 6년근 홍삼정 세트'(19만8,000원)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만 선물용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선보여 호평받았던 '피코크 원두커피 세트'와 '와인 세트'는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2만~4만원대로 책정했다.
홈플러스는 실속형 선물세트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전체 선물세트의 절반 가량인 1,800여종을 3만원 이하 상품으로 구성했다. 건강식품은 지난해 92종에서 올해 893종으로 늘렸고 통조림은 65종에서 326종으로 확대했다. '농협 안심한우 1등급 정육 세트'(9만6,000원)와'여수 멸치 세트'(2만4,000원), '동원 혼합 42호'(3만660원) 등이 인기 상품이다.
경쟁사와 차별화한 이색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이마트는 출산하지 않은 암소로 구성한 '횡성아씨 한우 세트'를 선보였다. 100세트 한정에 가격이 수입 와인 다음으로 비싼 67만대에 달하지만 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수산물 수요가 늘어난 것에 맞춰 '유럽식 크랩 만찬 세트', '세계 왕새우 세트', '정글 크레이피시 세트' 등의 수산물 선물세트를 준비했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750년 수령의 감나무에서 자란 감으로 만든 '곶감 세트'를 70세트 한정 판매한다. 최고령 감나무에서 수확한 만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영성 홈플러스 빅시즌기획팀장은 "얼어 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해 올해 설에는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해 다양한 상품을 마련했다"며 "실속형 상품과 할인행사도 예년보다 확대해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TV홈쇼핑도 실속과 품격을 살린 다양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롯데홈쇼핑은 명절 선물로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되자 건강기능식품 편성 비중을 작년 설보다 7% 늘렸다. 효도 선물로 제격인 '정관장 홍삼정 마일드 세트'(35만4,000원)는 6년근 홍삼을 장기간 달여 진액을 농축한 제품으로 간편하게 떠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갱년기 여성을 위한 대표 건강기능식품인 '백수오 퀸 프리미엄'(21만원)도 4개월치 용량으로 구성해 선물용으로 인기다.
실속형 먹거리 선물세트도 대거 선보였다. 왕실 진상품으로 알려진 '제주옥돔 세트'(7만9,900원)는 선물용으로 적합한 특대 사이즈만 선별했고 명절 대표 상품인 '청정에 사과배 세트'(4만 9,900원)도 단독으로 판매한다.
이근수 롯데홈쇼핑 마케팅기획팀 팀장은 "이번 설 명절은 '황금연휴'라고 불릴 만큼 기간이 긴 데다 장기 불황과 연말정산 세금폭탄 우려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담 없이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실속형 상품을 집중적으로 편성하는 한편 신용카드 할인과 사은품 제공 등의 혜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