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회복세… 화끈하진 못할것"

■ 박승 한은총재의 경기 진단<br>유가·환율등 대외변수 영향력 커져 시기 지연<br>1분기 이미 바닥… 올 성장률 4% 달성은 확신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7일 “하반기부터 경기가 본격 회복되겠지만 (회복세가) 그렇게 화끈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몇 번씩 강조했다. 다만 유가ㆍ환율 등 대외변수의 영향이 갈수록 커져 그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박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이미 경기는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가 경기 바닥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2ㆍ4분기부터는 완만하지만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기회복세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지난달의 전망은 철회했다. 박 총재는 “지난달에는 지표가 한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 경기회복 속도가 1분기 정도 앞당겨질 수 있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며 “이달 생산과 건설활동이 기대에 못 미쳐 본격적인 회복이 앞당겨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각종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월에 비해 7.3% 감소했다.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지표상으로는 21개월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생산제품 출하도 6.1% 줄어 200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고 건설수주도 마이너스 20.0%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3.6%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한국경제를 유일하게 지탱해주던 수출증가율도 0.8%에 그쳐 200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출이 대외여건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3월 중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3~4% 증가하는 등 소비의 회복징후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말 예상했던 경기전망(1ㆍ4분기 경기바닥→2ㆍ4분기 회복기미 시작→3ㆍ4분기 본격 회복)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 총재는 경기회복 저해요인으로 환율과 유가를 꼽았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환율이 오르면 왕창 쏟아내고 있어 엔화와 유로화의 상승폭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환율은 당초 예상대로 4월께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가는 당초 예상보다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박 총재는 “환율은 상대적으로 덕 보는 사람이라도 있지만 유가는 외국에 세금을 갖다 바치는 것과 같다”며 답답해 했다. 그러나 연간 성장률 4.0% 달성은 확신했다. 성장률을 당초 예상대로 유지한 것은 고유가 때문이며 유가가 당초 예측대로 갔다면 성장률이 4%대를 웃돌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총재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역전 문제는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해외투자를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총재는 “앞으로 어느 때인가는 한미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한미 금리의 역전이 나타난다고 해도 그 폭이 문제가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자금의 해외이탈은 우리나라 형편에서 해외투자를 장려해야 할 입장에 있는 만큼 그 정도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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