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엔저 지속… 연말 달러당 125엔 전망

전문가들 "소비·투자 회복 더뎌

TPP 협상도 엔화 약세 부추길 것"

올해 말에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18~120엔 범위의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엔화 가치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21엔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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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일본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일본의 1·4분기 GDP는 연율 기준으로 2.4%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인 1.5%를 웃돌았지만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기업 설비투자 회복세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미국 등과 벌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도 궁극적으로는 엔화 약세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의 야마다 슈스케 대표 외환전략가가 분석했다. 그는 "만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일본이 엔화 약세와 관련해 언급할 수 있는 외교적인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케다 유노스케 노무라 수석외환전략가는 "달러화 매수를 원하지만 방향성이 불확실한 유로화 매도를 꺼리는 헤지펀드들이 자연스럽게 약세를 보이는 엔을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서는 엔화 가치가 이미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10년 75엔으로 저점을 찍은 바 있고 이후 엔화는 30% 넘게 하락했다. 우고 란시오니 뉴버거버먼 외환매니저는 "엔화가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20~25%가량 저평가됐다"며 "G10 통화 가운데 가장 싸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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