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계 주중부터 관객몰이주5일 근무시대가 왔다. 지난달 공무원을 중심으로 시범 실시된 주5일 근무제는 지난 토요일부터 일부 은행권으로 확대 실시됐다. 일반 기업체도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차차 도입할 예정이다.
주5일 근무시대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주말로 고정된 극장과 공연계 개막무대 요일을 파괴하고 있다.
일찍부터 금요일 개봉을 정례화하고 있는 극장업계는 최근들어 수요일이나 목요일 개봉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공연계는 '주말의 시작'이 된 금요일 밤 공연이 대폭 강화되고 일요일 단독 공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는 등 '주말 공연'의 의미가 물갈이되고 있는 것. 20~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공연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쉽게 찾아진다.
우선 20세기 폭스사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이 국내 처음으로 지난 3일 수요일 개봉을 했다.
1개월여간의 예매를 시작해 60%를 웃도는 예매율에 힘입어 주중 개봉에도 불구하고 서울 50개, 전국 114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당초 12일 금요일 개봉이었던 콜롬비아 트라이스타의'맨인블랙2'는 하루 앞당겨 11일 목요일 서울 50개 이상 스크린에서 개봉된다.
17일(수요일) 제헌절이 낀 다음주에는 많은 영화들이 이날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의 환상모험극'스쿠비 두'가 이날 개봉을 확정했고, 에이스타스 제작에 시네마서비스 배급의 한국영화'라이터를 켜라'가 이날 개봉을 검토중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여름철 블록버스터 시즌다운 관객몰이에 할리우드 배급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요일파괴는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업계는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라 레저를 즐기려는 젊은 층을 주중 관객으로 모으자는 분위기 조성 ▦빨라진 사이클에 대응해 안되는 영화는 빨리 내리고 되는 영화로 승부를 걸어 하루라도 빨리 관객을 뽑자는 극장측의 경영마인드 등이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름 시즌을 겨냥, 블루스와 록 음악 위주로 7월 한달간 주말 심야 콘서트를 개최하는 정동극장은 토ㆍ일요일 대신 금ㆍ토요일로 공연 날짜를 잡았다.
정동극장 관계자는 "금요일 심야 수요가 대폭 확대된 대신 일요일 저녁은 집안에서 내주를 준비하는 식으로 정착돼 공연장을 찾지 않는다"며 "인터넷 예매나 문의, 티켓 판매량 면에서도 금ㆍ토 공연이 훨씬 유리하다"고 답했다.
그룹 코바나의 야외 콘서트를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개최하는 공연기획사 셀 인터네셔널도 같은 맥락에서 이틀 예정의 공연을 토ㆍ일요일 대신 금~토요일인 19~20일로 정했다.
31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퍼포먼스 '델 라 구아다'의 경우 티켓 등급이 없는 대신 금~일요일 공연 티켓을 만 원 더 비싸게 책정했다.
또 심야 공연은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운영한다. 또한 호암아트홀도 지난 5월 공연된 김대진의 '녹턴'을 금요일 오후10시에 개최하는 등 주말 개념의 변화는 공연계에 새로운 테마로 부상할 조짐이다.
박연우기자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