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우중, 그가 돌아왔다] 정관계 로비·개인착복 의혹에 초점

영국금융센터 200억弗 사용처 검찰수사 방향<br>金회장측 "해외차입금 상환했다" 비자금설 일축<br>검찰선 "전표등 확보 상태, BFC 다시 살펴볼 것"<br>금융자료 보존기한 5년…계좌추적에 회의론도


대우그룹의 비자금 창고로 알려진 영국금융센터(BFC)로 유출된 200억달러(당시 환율로 25조원)는 과연 어떻게 쓰였을까. 검찰은 BFC로 보내진 200억달러 중 일부가 대우그룹 퇴출 저지를 위한 로비자금으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살포됐거나 김우중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BFC’ 수사에 전력 투구할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15일 “지난 2001년 수사 때는 방대한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느라 BFC에 대해 깊이 있는 수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표 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불분명한 돈의 용처를 포함, BFC 전반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BFC 외환유출과 관련, 김 전 회장은 200억달러에 대해 해외차입금을 갚는 데 썼고 개인적으로 사용된 부분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 측도 “BFC 자금 사용처는 증빙자료가 모두 갖춰져 있고 이는 금감위 실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비자금설을 일축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BFC의 200억달러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빼돌려져 개인적으로 착복됐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0억달러 중 157억달러는 차입금 상환에, 30억달러는 해외사업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나머지 13억달러 중 차입금 이자상환을 제외한 상당 부분이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01년 검찰 조사에서는 김 전 회장의 500만달러짜리 프랑스 포도농장 구입비, 250만달러의 아들 유학비 등이 대우그룹이 해외로 빼돌린 회사자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BFC의 용처를 확인하는 데는 큰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 만족할 만한 수사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2001년 대우그룹 수사 때 검찰은 국내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할 여력이 없어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금융자료 보존기한이 5년이어서 새로이 계좌추적을 실시한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검찰이 해외 금융기관들의 거래내역을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어서 BFC의 200억달러 용처를 모두 파악하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BFC(British Finance Center)는=김우중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대우그룹이 지난 81년 이후 영국 런던에 설립한 해외 비밀자금 관리조직이다. 공식적으로는 ㈜대우 런던 현지법인인 런던지사로 통했다. 대우가 70년대 미수교국이던 리비아 건설시장에 진출하면서 공사대금 결제 등을 위해 세계적 금융도시인 영국 런던에 설치한 지사 형태의 법인이 BFC의 뿌리다. 그러나 BFC는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 표방에 따른 해외진출 본격화 이후 해외법인 투자 및 관리를 위한 해외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치솟는 금리에다 차입경영에 의존해온 대우그룹의 자금난이 맞물리면서 BFC는 외환관리법 규제를 피해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하는 김 전 회장의 비선조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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