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김문수 경기도지사

"수도권 규제 확 풀어 새 성장축 되게"<br>공장총량 확대등 '계획적 관리체제' 입법 추진<br>파주·개성시와 교류협력등 道차원 대북사업도


“앞으로 통일과 대륙시대를 맞아 한반도의 성장축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축이 크게 부각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김문수(55)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파주ㆍ개성ㆍ해주ㆍ신의주를 잇는 경의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낡은 수도권 규제라는 울타리를 과감하게 허물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해 수도권정비법을 대체하는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에 관한 법률’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과 관련,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업과 일부 제조ㆍ서비스업 분야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지사를 지난 4일 도청 집무실에서 만나 도정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를 줄곧 주장해왔는데 어디까지 추진되고 있습니까.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에 관한 법률로 대체 입법,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체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흔히 수도권이 과밀지역이라고 하는데 수도권이라 함은 서울과 경기도 인천을 통틀어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싸잡아 과밀지역으로 묶는 것은 큰 모순입니다. 이를테면 서울만 과밀지역이지 경기도 파주ㆍ연천ㆍ포천ㆍ동두천ㆍ용인 등은 과밀지역이 아닙니다. 과밀이란 허구를 바로잡아야지요. 앞으로 접경지역ㆍ자연보전권역 등을 정비발전지구에 포함시키고 군사시설보호구역 범위를 군사분계선 남방 25㎞로 축소해야 합니다. 첨단 대기업 신ㆍ증설규제 폐지와 아울러 오염총량제와 연계한 자연보전권역 내 첨단업종 공장증설 확대는 물론 공장건축 총량을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수도권 규제개선을 ‘국가 어젠다’로 확산시키고 규제 피해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북핵 및 북미 문제가 해빙 무드로 전환되고 있고 남북 관계도 급진전됨에 따라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는데…. ▦경기도는 분단도(分斷道)입니다. 북부지역의 상당 부분이 북쪽에 있고 도민 중에 이산가족도 많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에 속한 경기도 지역인 개풍ㆍ개성ㆍ장단 등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접경지역인 파주시와 개성시간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고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는 북한 측과 공동으로 방역사업을 펼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에 나무 심는 사업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산림자원을 지원할 용의도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 벼농사와 지역 특산물인 ‘장단콩’을 공동으로 재배하고 돼지ㆍ젖소ㆍ닭 사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파주와 연천 등을 경제특구로 만들어 개성공단과 대응 발전할 수 있는 물류 등의 배후부지로 육성하고 DMZ를 세계적인 평화ㆍ생태ㆍ역사ㆍ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남북이 합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북한에 무작정 퍼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앞으로 지원 결과를 보면서 검증이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해나갈 계획입니다. -한미 FTA 체결과 관련,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업과 일부 제조ㆍ서비스 분야에 대한 도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대응방안이 있다면. ▦경기도의 미래 농정사업은 고품질ㆍ친환경농업, 수출농업, 농어촌 관광활성화, 농산물 브랜드 파워 강화 등 10개 분야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 예산지원을 대폭 늘리고 농업진흥지역을 조정하는 한편 기업의 농업참여 기회를 늘리도록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 쇠고기는 고급화할 것입니다. 사료, 품종, 브랜드의 질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 G마크(경기도가 인정하는 품질보증) 인증제를 도입해 도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농민들의 농가소득을 높이도록 할 계획입니다. 한미 FTA는 도내 자동차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또 외국인 투자유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수출에도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도 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기 FTA 대책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제투자관리실장을 팀장으로 20명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농업과 제조ㆍ서비스업에 대한 행ㆍ재정적 지원을 대폭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사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능 공무원 퇴출 방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인위적인 퇴출보다는 성과급제 확대를 위해 균형성과관리(BSC) 추진계획을 마련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사 안일한 공직 풍토는 당연히 개선돼야 합니다. 또 문제 있는 공무원의 퇴출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공무원을 어떤 기준으로 퇴출시키냐 하는 것은 대단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경기도는 공직자의 업무수행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성과를 보상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정발전 분야에 성과를 낸 28명의 공직자를 비롯, 104명에게 인센티브를 줘왔듯이 앞으로도 이 같은 기본정책은 변화가 없을 겁니다. 문제 공무원에 대한 퇴출 대신 ‘성과평가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 도와 산하단체장간 업무ㆍ인사ㆍ봉급에 대한 성과관리협약을 체결할 방침입니다. 또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균형성과관리제도(BSC)’를 올해 안에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오는 2008년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산하기관 평가는 낭비요인 제거와 ‘다이어트 경기도’ ‘근육질 경기도’ ‘탄탄한 경기도’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지사께서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외자유치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임기간 외자유치 계획을 소개한다면. ▦외국인 투자유치는 일자리 창출과 첨단기술 도입 등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투자유치의 다변화, 민간 전문성 활용, 투자환경 개선과 아울러 민관 합동 투자유치시스템을 활성화하고 투자유치 조직을 확대 개편했습니다. 취임 후 유치한 외국인 투자유치는 총 12건에 3억5,300만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반도체ㆍLCDㆍ자동차 등 해외 첨단 제조업체 유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제조업 이외에 물류ㆍ디지털 문화콘텐츠ㆍ항공ㆍ의료ㆍ교육ㆍ관광ㆍSOC 등으로 유치업종을 다변화하고 인센티브제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화성 장안2단지, 평택 오성단지, 파주 당동단지에 30만평의 외국인 전용단지를 조성하고 투자유치 전문 인재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경영업무 지원 시스템에 전문가 지원체제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지도 9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할 일도 많고 감회도 새로울 것 같은데요. ▦경기도는 넓고 할 일이 많습니다. 많은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심장이고 성장엔진입니다. 서울의 17배 면적에 1,085만명에 달하는 전국 최대의 인구가 살고 있고 고용창출과 무역규모도 전국 1위입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선도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 중심의 수도권규제 혁파의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장 중심의 기업규제 피해사례를 발굴해 사례집 4권을 발행했으며 LG전자ㆍ팬택ㆍ한미약품ㆍ일동제약 등의 공장증설이 허용되면서 약 3,500억원이 투자되고 1,7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앞으로 수도권 규제를 푸는 데 심혈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규제만 풀리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전국 제일의 지방자치단체, ‘떠나가는 경기도’가 아니라 ‘돌아오는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경기도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첨단클러스터 ▦뉴타운사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첨단클러스터와 뉴타운사업은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인 경기도의 경쟁력 강화와 기초를 튼튼히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기 위한 사업입니다. 첨단 클러스터사업은 수원ㆍ성남은 ITㆍBTㆍNT 거점으로, 반월ㆍ시화는 부품소재ㆍ제조장비 위주로, 파주ㆍ문산은 북부지역 LCD 단지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의정부ㆍ양주ㆍ포천은 앞으로 정밀기계ㆍ정보통신기기 클러스터로 육성할 예정입니다. 이들 지역은 주요 거점에 양질의 주거ㆍ교육ㆍ문화ㆍ교통망ㆍ정보통신망이 조성돼 산ㆍ학ㆍ연ㆍ관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됩니다. 이 산업단지들은 공장과 녹지ㆍ연구시설ㆍ주거지 등이 엔터테인먼트화한 복합단지로 조성됩니다. 신ㆍ구시가지의 격차를 해소하게 될 뉴타운사업은 지난해 11월 9개 시 10개 지구를 지정한 데 이어 지난 3월 부천시 소사ㆍ고장ㆍ원미지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광교 신도시는 인구밀도가 기존 신도시의 3분의1선으로 되는 명품도시로 개발, 6월 말부터 3만1,000가구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광교 신도시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고 쾌적한 제일가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 경기도 축산농 지원전략
'한우 명품화'로 FTA 파고 넘는다
유해성분제거·펀드조성등 4대 드림 프로젝트 추진
경기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한우 축산농가의 위기를 명품화 전략으로 극복하기로 했다. 도의 한 관계자는 "한우 축산농가가 한미 FTA 타결 이후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경기도는 한우 명품화를 골자로 한 축산 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가 추진하기로 한 축산 드림 프로젝트는 ▦항생제 등 유해성분을 제거한 '-23 G meat' 생산 ▦도시자본 유치를 위한 한우펀드 조성 ▦밀크스쿨(Milk School) 운영을 통한 친축산 환경 형성 ▦축산 악취제거 등 4가지다. 우선 '-23 G meat'는 프리미엄급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항생제 등 유해성 물질 23종이 검출되지 않도록 도가 보증함으로써 미국산 쇠고기와 품질로 승부,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기준치를 초과한 한우제품을 신고하면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도 지급할 방침이다. 도는 또 지난달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증권과 100억원대 한우펀드를 조성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우펀드를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양평 개군 한우'와 '경기북부 한우백년' '이천 임금님표 한우' 등 3개의 고급 한우 브랜드를 엄격한 품질관리로 가격폭락에 따른 피해 우려가 없도록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밀크스쿨은 목장에서 송아지가 태어나고 자라서 우유를 생산하는 전과정을 어린이들이 체험하도록 해 장기적으로 우유 등 유제품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것. 우선 올해 3곳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운영하고 오는 2010년까지 농축산물 전시ㆍ판매 및 숙박기능까지 갖춘 밀크스쿨 12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축산농가에서 생기는 악취를 낮추기 위해 올해 40억원을 들여 미생물제거제를 공급하는 등 생산환경을 개선해 축산업 이미지와 생산성을 향상시켜 한미 FTA의 파고를 넘는다는 전략이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민주화·노동운동 '가시밭길' 딛고 소신있는 정치인·행정가로 변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노동운동과 민청학련 사건으로 고문과 구속으로 이어지는 가시밭길을 걸어온,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다. 그는 경북 영천에서 4남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어 가난하게 보냈다. 서울대생에서 위장 취업노동자로, 재야정당 간부, 보수정당 국회의원, 경기도지사로 역동적으로 살아온 그의 인생을 감안할 때 '골프를 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그의 말은 이해가 간다. 그는 시간이 나면 배드민턴과 산책을 즐긴다고 한다. 지난 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된 후 25년 만인 94년 서울대를 졸업했다. 대학 제적 후 산업현장에 투신, 청계천 피복공장에서 재단 보조공으로 일했으며 78년 전국금속연맹 한일 도루코 노조위원장과 85년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는 등 시민ㆍ노동운동을 전개했다. 86년 인천 5ㆍ3직선제 개헌투쟁 주도로 구속돼 2년6개월간 복역한 뒤 민중당 구로갑지구당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96년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한나라당 원내 부총무ㆍ사무부총장ㆍ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직을 맡았을 때 당대표를 지낸 최병렬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후보경선에서 공천피해자(?)들로부터 견재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근면과 함께 그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청빈과 엄격함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 현장행정가로 변신했다. 그의 행정철학은 '머슴론' '119 행정' '스피드 행정'으로 집약된다. 골수 노동운동가에서 정치가로, 경기도의 수장으로의 변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이 돌아오는 경기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정말 대단한 변신가이다. ◇약력 ▦51년 경북 영천 출생 ▦70년 경북고등학교 졸업 ▦9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96년 제15대 국회의원 ▦98년 한나라당 원내 부총무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2001년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2003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06년 7월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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