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리한 요구 수용 못해" 의지 재천명

■ 수서발 KTX법인 면허 발급

파업 노조원 징계 불가피… 연내 운영사 출범 가능성

정부가 27일 밤 전격적으로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 면허를 발급하면서 19일째 이어온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철도노조가 파업 철회의 조건으로 내건 면허 발급 절차 중단 요구를 정부가 사실상 정면으로 거절한 것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기존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수서발 KTX 운영사는 정부의 계획대로 연내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국토교통부의 철도사업 면허 발급은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27일 낮 12시께 대전지방법원에서 법인등기의 전 단계인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비용 인가가 나왔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후4시 대전지방법원에 곧바로 등기를 신청했다. 이후 4시간40분 만인 오후8시40분 등기 인가가 나오자 국토부는 단 20분 만에 수서발 KTX 출범을 위한 면허 발급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 정부가 철도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곧바로 면허 절차를 밟은 것은 불법 파업을 중단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면허 발급 직후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공부문 내에서의 최소한의 경쟁조차도 거부하면서 독점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현장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 역시 노조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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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부가 최후통첩한 이날 자정까지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대규모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면허 발급으로 철도 파업 사태는 강 대 강의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 입장에서는 파업 철회의 조건으로 요구해왔던 면허 발급 중단 요구가 정면으로 거부당한 만큼 대정부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철도노조 파업 사태가 주말 최대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기 징계에 부담을 느낀 노조원 상당수가 파업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7일 자정까지 회사로 돌아오라는 최후통첩을 띄운 코레일은 이날 오후10시께 "이미 24명의 기관사가 한번에 복귀 의사를 밝히는 등 파업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26일 대체인력을 모집한 지 하루 만에 정원인 660명을 훌쩍 뛰어넘는 1,700여명이 몰렸다"며 "무단 결근 20일이 넘어가는 28일부터는 복귀하지 않는 인원에 대한 해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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