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회사채 발행 기업 줄잇는다

"금리 더 오르기전에 자금확보 해두자"<br>정부 M&A대출 억제에 '실탄' 우회확보 움직임도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습니다.” (한 대기업 관계자)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자금확보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통상 7~8월이 자금 비수기여서 채권 발행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는 최근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자 기업들이 서둘러 자금확보에 나선데다 정부가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대출을 억제하면서 은행 대신 채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상당수 대기업들이 이달 말 수천억원대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는 등 자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오는 22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확정, 이미 인수단과 조달금리까지 합의한 상태다. 또 효성과 동양메이저도 각각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24일 발행한다. 한화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말 1,7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마쳤다. 전통적으로 7~8월은 채권 발행 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자금 비수기여서 최근 대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중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을 우려해 기업들이 미리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최근 연 7%대 초반으로 5월보다 0.8%포인트가량 올랐다.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효성의 한 관계자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어 이번에 회사채를 500억원 정도 여유 있게 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성형 대우증권 IB1부장은 “이성태 한은 총재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 등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했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동성 팽창을 우려한 정부가 M&A 대출을 억제하는 것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화는 6월 말 1,7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GS칼텍스도 3,000억원 안팎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거액의 기업어음(CP)와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형 M&A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금호그룹도 계열사별로 자금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호타이어가 14일 우여곡절 끝에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25일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3년 만기 국고채+2%라는 고금리를 물고 발행할 예정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이미 상당폭 오른 상황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며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당장 자금이 절실한 기업이나 M&A ‘실탄’이 필요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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