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바람직한 대통령의 리더십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강연과 출간이 활발하다. 그중에서 참여정부의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자대학 교수가 ‘마법에 걸린 나라’라는 책을 통해 참여정부의 낮은 평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 때문이라고 지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조 교수는 노 대통령의 3가지 잘못을 꼽았다. 첫째,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성공 신화에 매몰된 것이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됐고 둘째, 지역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필생의 신념이 오히려 지역주의를 한국 정치의 상수가 되도록 만들었으며 셋째, 당ㆍ청 관계에 있어서 한국적 정서를 무시함으로써 바람직한 관계 설정에 실패했다고 했다. 이러한 잘못은 우리나라 역대 국왕들의 행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역사학자들이 역대 국왕의 리더십을 분석해 출간한 ‘제왕의 리더십’에 의하면 백제의 의자왕은 재위 초반의 성공으로 자만에 빠져 점점 주위 사람들과의 교감을 잃어가고 내치에서 자만과 아집과 독재를, 외치에서는 안목과 전망이 부재한 근시안적 외교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당나라의 국력을 과소평가한 채 신라를 멸망의 입구까지 몰아붙이는 바람에 결국 신라가 당을 끌어들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조선의 광해군은 북인이라는 소수세력을 기반으로 권력을 잡고 개혁을 최대의 과제로 삼으며 수도의 천도, 과거사 바로잡기 등을 시도했는데 이는 노 대통령과 비견되는 것이다. 광해군은 개혁정책을 독선적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소외세력이 결집할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인조반정으로 무너졌다. 반면에 조선 최고의 국왕이라고 칭송받는 세종대왕이 “백성이 좋지 않다면 이를 행할 수 없다”면서 ‘함께하는 정치’를 통해 민족문화의 꽃을 피웠고, 정조는 비주류인사를 발탁하면서 조선 후기의 중흥기를 이뤘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왕조라는 같은 권력구조 속에서도 왕의 자질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차기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적합할 것인가. 최근 방한한 폴 케네디 예일대학 교수는 “처칠 총리나 드골 대통령처럼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나 존 F 케네디 대통령처럼 정치적 수사가 뛰어난 리더보다는 확신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연했다. 또 “국민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를 잘 헤아리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이 바람직한 대통령 리더십을 판단할 시기에 참고할 만한 분석과 조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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