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18일] 종편사업자 선정 서둘지 말고 단계적으로

서울시가 '민선5기 재정건전성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부채 줄이기에 나섰다. 본청 및 투자기관을 합쳐 19조5,317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오는 2014년까지 12조7,039억원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급하지 않은 사업의 전면 재검토 및 축소 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교부금을 한푼도 받지 않을 정도로 재정건전성이 높은 서울시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은 르네상스니 뭐니 별의별 명분을 내건 대규모 개발사업 때문이다. 시민의 삶의 질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성 사업을 과감하게 축소ㆍ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시 부채는 민선 4기부터 급증했다. 한강르네상스ㆍ가든파이브ㆍ디자인서울 등 각종 전시성 사업 등을 잇달아 벌인 결과다. 서울시와 투자기관(SH공사 등)의 부채는 4년 동안 거의 두 배나 증가했고, 특히 지난 1년 동안에는 무려 40%나 급증했다. 지난해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과 일자리를 창출하다 보니 빚이 늘었다지만 불과 1년 사이 이처럼 불어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번 통제범위를 벗어나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것이 빚의 속성이다. 자자체 중 가장 재정형편이 좋은 서울시가 변변한 도로 하나 건설하지도 않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은 예산운용이 얼마나 방만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부터라도 부채감축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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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민에게 불편만 주는 낭비성 길거리 공사부터 전면 중단해야 한다. 조잡하기 짝이 없는 테마거리니 뭐니 하는 전시성 사업에다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등으로 서울은 사시사철 공사판이나 다름없다. 이러다 보니 길거리는 온통 흉물스런 말뚝, 울타리,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자동차 운행은 물론 보행도 어려울 정도다.

산하 공기업에 대해서도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지하철 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부터 올리려 할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부터 절감하는 것이 순서다. 특히 서울시 부채의 3분의2를 안고 있는 SH공사의 '시프트' 사업 구조조정과 한강르네상스 등 전시성 사업의 대대적인 축소ㆍ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건전성강화대책에서 내놓은 경비 3% 절감과 시프트 대형 평형 절반을 분양으로 전환하는 것도 더 확대할 여지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 부채감축대책이 시늉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장치를 마련해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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