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급한 '포스트 월드컵' 대책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 준비는 하고 있지만 추가 예산확보가 어려운데다 뾰족한 내용도 없어 솔직히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월드컵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후속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T월드컵'을 지향했던 대로 후속대책 역시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우리 IT산업의 해외진출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해줄 것인지를 업계는 궁금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26일 발표한 '포스트 월드컵대책'에 대한 반응은 "그러면 그렇지"였다. 대책이라고 나온 것들이 대부분 현재 추진 중이거나 이미 예정돼 있던 내용들 일색이었다. "월드컵이 미처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럴싸한 대책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 아닐까요." IT업체 담당 임원의 말이다. 이번 대책을 준비한 부처 담당 직원들도 새로울 것 없는 '구문(舊文)'들을 예쁘게 포장하느라 머리를 싸맸다는 후문이다. 이번 대책은 좀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월드컵 효과라는 게 가시적이기보다 국가이미지 제고 등 무형적인 부분이 크다면 '발표용' 대책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실 있는 대책을 세우는 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IT월드컵의 혜택이 고스란히 일부 대기업에만 집중돼 고전하고 있는 중소업계가 그늘에 가려질까도 우려된다. 여전히 국내외 IT경기는 아직 완연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IT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대기업 중심인 유무선 장비, 이동전화 단말기 등의 수출증가에 의존한 결과일 뿐 여전히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소프트웨어(SW) 분야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달간 패키지 SW수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44%나 줄어들기도 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다. 정부나 기업ㆍ국민 모두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 도취돼 요란을 떨기보다는 이제부터 내실 있게 월드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태극전사들의 4강신화, 길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악마들의 응원열기에 놀란 세계가 '포스트 월드컵'의 치밀함에 또 한번 놀라기를 기대해본다. 기자 정두환<정보과학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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