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29일] 함께 해야 할 '지구촌 공존'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환경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을 봤다.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는 빙하들을 보면서 정말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인지 쉽게 믿기지 않았다. 지금의 속도라면 5년 안에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내린다고 한다. 그저 망망대해만 있는 북극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온난화로 인한 환경파괴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마치 관심 있는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는 듯이 말이다. 환경문제처럼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지구촌 문제가 또 있다. 쉽게 끝나지 않는 가난과 질병. 바로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빈곤문제’가 그것이다. 우리는 해외 다른 국가들의 빈곤문제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 역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으며 국제사회와 선진국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을 거치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할 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원조가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은 어쩌면 좀 더 늦게 이뤄졌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도움에 힘입어 한국은 짧은 기간에 놀라운 국력신장과 경제발전을 이뤘고 성공적인 민주화도 정착시켰다. 또한 세계 12위의 경제국가로 성장하며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역할도 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력에 비해 적은 수준으로 진행해온 해외원조 또는 공적개발원조(ODA)일 것이다. 지난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설립으로 체계적인 틀을 갖춘 우리 정부의 해외원조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성과를 일궜다. 다른 선진국들보다 원조량은 적었지만 그 어떤 국가보다 진심 어린 마음과 따뜻한 손길로 현지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전세계 유일의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경험이 ‘함께 호흡하는 원조’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당장 지구촌 빈곤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해 모두 적극적으로 해외봉사를 떠나거나 모금운동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도움을 주는 마음을 공감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KOICA의 모토는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원조’다. 말 그대로 국민 모두의 공감과 성원을 받을 때 비로소 선진원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은 마치 공기와 같다.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없지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촌 공존은 우리 모두 함께하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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