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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은 코스닥 열풍으로 한창 주가가 상승해 국민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고조되던 때다. 당시 일부 '아줌마 부대'는 코스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증권사 영업장에 달려가 "코스닥 좀 사달라"고 돈을 내밀었을 정도다. 지금의 코스닥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2,925.50)를 기록했던 2000년 3월10일의 거래대금은 5조6,502억원으로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3조원)을 2배 가까이 웃돌았다.
당시 액면가 500원이던 '황제주' 새롬기술(현 솔본)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뛰어넘으며 30만원을 돌파했고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에 달해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0%에 육박했다. 반면 11월 말의 코스닥지수는 517.06이었으며 거래대금은 1조3,200억원으로 급감했다. 14년 만에 코스닥 등록기업 수가 473개에서 1,001개로 늘어난 반면 지수와 거래대금이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1996년 7월1일을 기준치 100으로 해 1997년 1월3일부터 발표됐다. 이후 2004년 1월26일(44.57)에 기준지수를 1,000으로 10배 올렸다. "지수가 너무 낮아 시장의 등락을 체감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세자릿수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지수를 '리디노미네이션'한 것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통화 단위의 호칭을 절하시키는 것으로 '화폐개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 끝나가던 1953년 100원을 1환으로, 5·16 직후인 1962년에는 다시 10환을 1원으로 화폐개혁을 했다. 1972년에는 주가지수가 너무 많이 오르자 500선이던 종합주가지수를 100으로 낮춘 것을 비롯해 1979년과 1983년에도 주가지수 산정방식 변경과 함께 기준지수를 낮췄다.
기준지수를 높인 것은 코스닥이 처음이었다. 당시 서울경제신문 기사는 기준지수가 변경돼도 본질가치에는 변화가 없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들며 지수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번주 초 코스닥지수는 500선을 하향이탈했다.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금융 당국의 냉정한 코스닥시장 감시와 회계감사 강화가 필요하다. 코스닥 상장폐지의 70%가 부도,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 불미스러운 이유였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와 투자자들의 자정노력도 절실하다. 코스닥은 마냥 수익을 안겨주는 장도 아닐뿐더러 안전성을 따지면 일반 거래소보다 몇 배는 위험한 시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