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28ㆍ미국)가 예상대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엑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맞대결의 상대는 대회 전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어니 엘스가 아니라 데이비드 톰스(36ㆍ미국)다.
우즈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리조트골프장에서 잇따라 열린 이 대회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각각 스코트 호크(47ㆍ미국)와 애덤 스코트(22ㆍ호주)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이 대회 결승에서 대런 클라크(35ㆍ북아일랜드)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던 우즈는 3년 만에 결승에 올라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우즈의 상대의 톰스는 제리 켈리(미국)와 피터 로나드(호주)를 차례로 꺾고 결승 행 티켓을 거머쥐었으며 이 두 선수는 3일 새벽 36홀 경기로 우승상금 105만 달러를 놓고 다툰다.
우즈가 이번에 우승하면 99년 창설된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4개 대회(매치플레이 챔피언십, NEC인비테이셔널, 아멕스챔피언십, 월드컵)를 모두 휩쓰는 대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이날 우즈는 준준결승인 8강전에서는 몸을 풀 듯 가볍게 호크를 눌러 4홀남기고 5홀차(5&4)로 여유 있게 이겼으나 4강전에서는 신예 스코트를 만나 진땀을 뺐다.
스콧은 우즈가 파 플레이를 하는 동안 3, 7번홀 버디로 2홀차로 앞서 나갔다.
당혹한 표정으로 내내 말이 없던 우즈는 8번홀(파5)에서 1.5㎙ 버디를 낚고, 9번홀에서는 8번 아이언으로 세컨 샷으로 볼에 백스핀을 걸어 핀 40㎝에 붙이면서 또 버디를 기록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은 뒤 전반 경기를 마쳤다. 12번홀(파3)에서 스콧이 보기를 한 덕에 1홀을 앞섰다가 14번홀(파4)에서 타이를 허용한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1홀 앞선 뒤 이어진 2홀을 비기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스코트는 18번홀(파5)에서 벙커에 빠진 볼을 어렵게 살려내며 버디를 낚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질긴 승부근성으로 우즈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스코트는 연장 첫 홀에서 1㎙도 안되는 짧은 파퍼팅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수로 결승행 티켓을 우즈에게 헌납했다.
우즈는 “스코트는 내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어이없이 끝나 유감”이라며 “버디로 이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편 전날 밤 식중독에 걸려 병원신세까지 졌던 톰스는 로나드를 상대로 초반 우세한 경기를 폈으나 역전패 위기까지 몰렸다가 마지막 홀 버디로 1홀차의 진땀 나는 승리를 따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