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우유 한모금씩만 더 드세요"

분유 재고량 11년 만에 최고… 유가공업계 소비 촉진 올인

판매 급감 불구 생산량 못줄여

국산우유 인증 'K-MILK'

신제품 출시 등 팔 걷어


분유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우유 판매 급감 여파로 분유 재고량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가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원유 생산량은 19만5,262t으로 작년 12월(17만6,211t)보다 1만9,051t 늘었다. 생산한 원유를 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부분을 말려 보관하는 분유의 재고량은 지난해 12월(7,328t)과 비교해 두 배가량 증가한 1만5,542t을 기록, 2003년 6월(1만4,436t)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분유 재고량은 연중최저치였던 지난해 10월(5,868t)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 2월 (1만1,857t) 엔 1만t을 넘어선 뒤 매월 늘어나고 있다.

분유 재고량 증가에 유가공업계가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원유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는 기형적인 국내 공급 구조 탓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목장주가 조합원인 구조로, 조합은 각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를 100% 납품받아야 한다. 남양유업 등 유가공업체들도 일정기간 정해진 물량을 공급 받는 쿼터제로 농가와 계약을 맺고 있어 수급 현황에 따라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젖소의 원유 생산을 일부러 중단하면 젖이 마르는 건유 현상이 생기고, 이는 농가 손실로 직결될 수 있어 유가공업체들은 우유 판매가 줄어들어도 원유는 계속 공급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관련기사



'원유 생산량 증가→우유 소비 감소→분유 재고량 증가'란 악순환이 이어지자 유가공업체도 소비 촉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낙농육우협회가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오는 8월 시행하는 국산 우유 사용 인증(K-MILK) 사업이 대표적인 예. K-MILK 사업은 수입 유제품 급증에 따른 국산 원유 자급률 저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유 원료의 100%가 국내산이거나 제품 가운데 우유 원료 함량이 50% 이상이고, 선정 기준상 문제없는 아이스크림, 가공유, 연유, 버터크림, 치즈, 조제분유 등 10개 상품군에 인증한다.

우유와 분유 재고량 소진 노력은 유가공업계도 마찬가지. 남양유업은 이달 중 발효유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우유는 지난 2일 영유아 전용과자 '사르르 녹는 아기 요거트' 2종을 출시했다. 또 우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1ℓ PE 소재 용기 제품도 추가로 내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한편 원유와 분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발효유 신제품을 곧 출시할 것"이라며 "여름 시즌 발효유 출시로 분유 소비 증가와 매출 확대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