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네수엘라 물가 잡으려 군대까지 동

연 54%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가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군대와 검찰까지 동원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제품 값을 내리지 않은 유통업체 임원들을 체포하는가 하면 가격감시를 위해 매장에 군대를 보내는 등 가격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주 말 현지 TV에 출연해 "'부르주아 기생충' 과의 경제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폭리를 취하는 기업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기업들에 으름장을 놓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조만간 식료품ㆍ의류ㆍ신발ㆍ장난감ㆍ교통비를 집중 점검하는 한편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화폐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암시장 환율을 표시한 인터넷사이트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정권은 또 수입제품 가격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유통기업 임원 5명을 사법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은 공식환율이 달러당 6.3볼리바르(베네수엘라 화폐단위)지만 암시장의 실제환율은 이보다 10배나 높아 수입물가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기업들의 하소연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반시장적 가격통제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때문이다. 지난 3월 우고 차베스 대통령 후임으로 선출된 마두로의 잇단 실정으로 자원부국인 베네수엘라 경제가 악화하고 서민층은 극심한 고물가로 휴지나 우유 등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들어지자 민심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버스 운전사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그의 반기업정책이 노동자층에 어필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입만 열면 투자자들을 쫓아내는 말만 쏟아내고 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