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탱크의 인내심 '오거스타 정복' 밑그림

16번홀 트리플보기 위기 등 침착하게 극복… 이븐파로 우즈 등과 선두에 4타차 19위


170야드 파3인 16번홀. 연습라운드 때 선수들이 '물 수제비' 팬 서비스를 하며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던 이 곳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흘렀다. 7번 아이언으로 깔끔하게 쳐낸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의 볼이 핀을 향해 곧장 날다가 왼쪽 해저드 턱에 맞고 튕기며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 앞쪽에서 드롭하고 친 3번째 샷은 핀 오른쪽으로 8m는 족히 되는 경사면 위쪽에 떨어져 최경주 표현대로 "더블 파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잠시 후 같은 곳에서 뜨거운 갈채가 터졌다. 최경주가 거의 90도로 꺾이는 퍼팅으로 홀 1.5m 아래쪽에 볼을 보낸 뒤 침착하게 더블보기 퍼팅을 성공시켰던 것이다. 경기를 모두 마친 최경주는 "16번홀을 2퍼팅으로 마친 것은 이번주 경기가 잘 풀릴 징조"라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에서 희망을 찾아냈다. 11일 새벽(한국시간) 이곳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ㆍ7,445야드)에서 개막된 제72회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1라운드. 필 미켈슨, 안드레스 로메로와 함께 마지막에서 3번째 조로 첫날 경기를 시작했던 최경주는 8번홀과 13번홀 등 파5홀 두 곳에서 버디를 잡아 2언더파까지 달리다가 16번홀 더블보기로 순식간에 이븐파로 내려 앉았다. 저스틴 로즈(영국), 트레버 이멜만(남아공) 등 4언더파 공동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9위로 타이거 우즈(미국) 등과 동률이다. 이날 최경주의 경기는 인내의 플레이였다. 첫 홀 나무 숲에서 그린 뒤쪽으로 볼을 보냈던 동반자 미켈슨이 칩 인 버디를 하면서 미국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는 바람에 혼란스러웠고 2번홀에서는 드라이버 샷이 왼쪽 나무에 맞고 뒤로 튕겨 티잉그라운드에서 160야드 정도 밖에 나가지 않았으며 3번홀에서는 티 샷이 왼쪽 벙커에 빠졌다. 파3의 4번홀과 파4의 7번홀에서는 1~2m쯤 되는 짧은 버디 퍼팅이 홀을 외면했다. 신경이 곤두설 법도 한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잘 참아내던 그는 결국 파5인 8번홀에서 핀56야드를 남기고 로브웨지로 핀 90cm에 볼을 붙인 뒤 첫 버디를 낚았다. 이후에도 파온에 2퍼팅으로 안정된 파 행진을 하다가 역시 파5인 11번홀에서 핀 205야드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2온해 15m 이글 퍼트를 홀에 바짝 붙여 탭인(Tap-inㆍ톡 쳐서 넣는) 버디를 낚았다. 16번홀 더블보기 후에도 곧 안정을 찾아 마지막 2홀을 파로 마쳤다. 티 샷이 페어웨이에서 벗어난 것은 벙커에 빠진 3번홀과 왼쪽 러프에 떨어진 18번홀 등 2개뿐이었고 그린을 놓친 것은 16번홀을 포함해 5번이었지만 대부분 그린 에지 주변에 볼이 떨어졌다. "샷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간다"는 그는 "참아야 정복할 수 있는 곳이니 만큼 내일도 매 샷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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