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IT전문가 올해도 '돈방석'
웹보안 분야등 인력 유치위해 임금인상
세계 닷컴 기업의 전반적인 어려움에도 불구 아시아 지역의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올해도 높은 임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근착 파이스턴 이코노믹리뷰(FEER)는 인력관리 자문 협회인 '휴위트 어소시에이츠'의 조사결과를 인용, 아시아지역 정보기술 업체들이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인터넷 등 IT 분야 전문가들에 대한 임금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닷컴업체의 거품이 빠지고 있고 대다수 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IT 전문가들만큼은 여전히 '비싸게 모셔지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아시아지역 IT업체들이 여전히 전문 인력 기근을 겪고 있기 때문. 특히 인터넷 디자인과 기반 구축 및 보안, 정보전환 작업에 필요한 인력이 시장 수요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높은 임금을 주고라도 이들을 모셔오느라 혈안이 돼있다.
국내 웹보안업체 개발팀의 한 관계자는 "채용을 위해 면접을 실시하면 실력 있는 IT 전문가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채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최근 종신 고용제도가 무너지면서 기업들은 고급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늘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휴위트의 상하이본부 수석임원인 프랭크 존슨은 지난 2년간 중국이 디플레이션속에서 전체 임금이 10% 이상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문 인력난을 겪은 인터넷 관련업종에서 임금 상승이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T 전문인력에 대한 임금 상승률은 개발도상국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 기업들이 부족한 인력을 필리핀이나 인도 등에서 속속 스카우트하기 시작하자 이들 국가들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자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시하면서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순환 고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존슨 수석임원은 이와 관련 인터넷 전문인력의 국가간 임금 차이가 조만간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인터넷 전문인력들이 귀한 몸이 되면서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인력들을 회사에 계속 붙들어 두는데 고심하고 있다. 즉 채용보다도 유지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휴위트의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는 응답 기업의 91%가 우수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FEER는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첨단기술업체들의 수익도 줄고 있지만 아시아지역 닷컴업체들의 IT전문가 모셔오기는 올 한해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드헌터 업체인 로버트월터의 IT 인력 채용 담당관 조슈아 스팍스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동안에는 기업들이 전문 인력을 낚아채기 위해 고임금을 지불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 등 IT 전문가들의 연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동안 일반 노동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은 점차 줄어드는 임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홍콩의 무역노조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섬유나 인쇄 등 일부 제조업에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2년전보다 실질 임금이 오히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FEER은 전했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