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안전판을 만들자] 돈 빌려 한방 노렸다가 '쪽박'



[증시 안전판을 만들자] 돈 빌려 한방 노렸다가 '쪽박' ■ 개인 8월 투자 성적표 보니…현대차 -27%·LG화학 -33%·OCI -40%SK텔레콤·SK C&C 등 내다 판 종목은 되레 올라외상투자 6조대 올 최고… 돈 못갚아 반대매매 속출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 지난 18일 밤 충남 아산시의 한 호텔에서 정모(37)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개인 주식 투자자인 정씨는 은행 대출 등으로 6억원을 마련해 주식에 손을 댔지만 최근 주식이 폭락하면서 1억여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괴로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충북 옥천에 사는 전모(37)씨도 자신의 축사 옆에 세워둔 차량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씨는 가족들로부터 3억여원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지만 최근 큰 손해를 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증시폭락 이후 잇따라 '투자 손실'을 비관해 자살했다는 비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상당수가 '전문 투자자'가 아닌 '소문'이나 '분위기'에 편승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평범한 개인투자자들이었다. 과연 이들은 얼마나 손해를 보았길래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2조6,982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기간에 개인들이 가장 많이 주워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만 4,303억6,3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3,708억원)와 LG화학(2,879억1,500만원), KB금융(2,779억4,300만원), 삼성중공업(2,688억4,000만원), OCI(2,572억8,700만원) 등 국내 우량주도 개인들의 선택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도전은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에 19.43%나 떨어졌고 현대차(-27.45%), LG화학(-33.30%), KB금융(-21.24%) 등도 증시에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 변수 앞에 맥없이 쓰러졌다. OCI는 무려 40% 가까이(-39.31%) 급락하며 투자자들을 충격으로 몰고 갔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들이 많이 내다 판 SK텔레콤(3.06%), SK C&C(3.94%) 등은 소폭이기는 하지만 오름세를 유지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1,000만원 가까이를 투자했다는 주부 송모(31)씨는 "'삼성전자가 바닥을 찍으면 주가가 오른다는 신호'라는 동생의 말만 믿고 투자했는데 어설픈 시기에 뛰어든 것 같다"며 "주가가 또 곤두박질치면서 밥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폭락장 속에서도 여전히 '한방'을 노리며 투기성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개인들이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주가하락이 이어지던 8월5일 6조4,232억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바닥을 찍었으니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투자자들이 몰리며 '외상 주식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추가 폭락에 위탁매매거래 미수금, 즉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제때 갚지 못한 돈은 불어났고 10일 3,803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하락 이전인 1일(1,911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 결국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강제처분되는 사례가 속출했고 9일 반대매매규모는 올 들어 처음으로 300억원대(311억3,500만원)에 올라섰다. 8월1일부터 18일까지의 반대매매 금액은 2,026억1,700만원으로 이는 7월 한 달간의 규모(1,460억5,7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증시 안전판을 만들자] 기획연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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