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뿌려지거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진달래 꽃잎들이 화폭 중앙에 사뿐히 내려 앉는다. 그 공간은 몇 채의 가정집이 모여 있는 기와지붕위로, 아니면 해를 가리고 선 건물들이 빚어내는 도심 속이거나 강다리 위다.
어떤 화폭에는 징검다리로 놓인 돌 위에 진달래 꽃잎이 올려져 있다. 봄철 우리 산하를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꽃잎들이 하늘에서 흩뿌려져 내려앉은 화폭이 환상적이고 꿈결같다.
프랑스에서 오랜 작업활동을 하고 돌아온 서양화가 김정수씨. 그가 귀국 8년 만에 진달래를 주제로 한 ‘김정수 진달래전’ 귀국전을 26일부터 6월1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4층 전관에서 갖는다.
그는 “프랑스 화랑가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 정서에 늘 고민했는데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찾던 중 어머니와 보았던 동산의 진달래꽃이 잊혀지지 않았다”면서 “봄이 오면 자식 잘되게, 집안 잘되게 등등 소망을 전하면서 진달래를 뿌렸던 이 땅 어머니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진달래꽃 색깔을 내는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너무 진하면 철쭉이 되고, 너무 약하면 벚꽃이 되고 말았던 것.
그래서 그는 진달래꽃의 한국적 정서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뒷배경을 백자나 청자에서 나오는 색으로 했다고 전한다. (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