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상하는 유통산업]전자양판점

다양한 제품·싼값무기 대리점 추월'가전제품은 대리점 보다는 전문 전자양판점 시대'. 전자제품 유통시장은 90년대 후반 이후 일대 지각변동을 경험하고 있다. 삼성ㆍLGㆍ대우 등 가전회사의 제품만을 취급하는 대리점들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국산은 물론 수입품까지 골고루 갖춘 전문 전자양판점이 유통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인 1990년만해도 전자제품 유통의 88%를 담당하던 전자대리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4%, 올해 38%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반면 9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전문양판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2%에서 올해 38%로 껑충 뛰어오르고 매출도 2조원대로 치솟고 있다. 업계는 전문점수가 300개에 육박하는 내년에는 전문점 매출이 전자대리점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형 할인점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할인점을 통한 전자제품 판매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97년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전자유통시장의 판도변화가 가속화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실속형으로 변한 데다 할부판매 위주로 영업해온 대리점들이 부실누적으로 도산하거나 경쟁력 상실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양판점의 경우 매장규모가 30~50평대인 가전대리점에 비해 100~200평의 대형점포에다 국내에 시판중인 다양한 메이커들의 제품을 골고루 갖춰 소비자들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곳 저곳으로 발 품을 팔지 않고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전문양판점의 경우 유통업체가 제품을 일괄조달, 구매력을 바탕으로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이마트, 전자랜드21 등 전문양판점들은 이런 우위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갈 방침이다. 하이마트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성장전망이 뛰어난 지역 위주로 점포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이마트의 경우 매장 내 주차장, 유아놀이방, 휴게실, A/S실 등 서비스 시설을 확충, 매장의 평균 넓이도 지난해 110평에서 올해 130평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자전문 양판점들은 일부 인기상품 위주로 가격과 고객친화성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할인점과의 경쟁이 앞으로 최대의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판점들은 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점원과 전문 바이어 등을 무기로 할인점과의 비교우위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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