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판매액이 올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이 지난 14일 발표한 최신 자료를 인용해 OPEC회원국들의 올해 석유 판매 수입이 1조340억달러로 지난해(7,800억달러)에 비해 32.5%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플레를 고려하더라도 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전 세계 석유 공급의 40%를 차지하는 OPEC의 석유수입은 5년 전만 하더라도 5,000억달러에 머물렀지만 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FT는 또 중동의 정세 불안이 고유가를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OEPC의 석유 수입은 불어났지만 최근 아랍권에 불고 있는 민주화 열풍으로 인해 재정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OPEC내 석유 판매 수입의 3분의 1을 벌어들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5년 전에는 배럴당 40달러였던 재정수요가 지금은 80달러 수준까지 높아졌다.
다국적 은행들의 협의체인 국제재정협회(IIF)도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우디는 20~25달러로 재정 운용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부담이 크게 늘어 2015년까지 유가를 평균 110달러로 유지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한편 OPEC 회원국들은 석유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 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담을 가졌으나 증산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