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최근 여러 종류의 눈 질환으로 시력이 0.03~0.4에 불과한 저시력인만을 진료하기 위해 `저시력클리닉`을 개설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저시력클리닉에서는 환자의 직업이나 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보조도구를 처방 함으로써 독서나 학업 등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돕는다.
서울대병원 권지원 교수는 “저시력클리닉에서는 시력저하를 초래하는 시신경위축ㆍ녹내장ㆍ망막이상ㆍ당뇨성망막병증 등 복합적으로 눈에 질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에서 개설된 안과클리닉과 다른 점은 환자의 눈 상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그들에게 가장 적합하고 환자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도구까지 처방 함으로써 `눈종합건진센터`로서 역할까지 한다는 점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지나치게 눈이 나빠 시력교정술조차 받지 못하고 안경 등 교정기구를 사용해도 최종 시력이 0.03~0.4에 불과한 사람이 약50만명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실정이어서 저시력인들은 답답한 마음에 각급 의료기관을 전전하면서도 고칠 수 없다는 말만 들을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저시력인들은 독서ㆍ컴퓨터작업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작업이 어려워 여러 보조도구를 이용해야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저시력인들은 정상적인 직업을 갖기 어려워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권지원 교수는 “환자 당 약1시간 진료를 함으로써 환자는 한 자리에서 자신의 눈 질환에 대해 종합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의료적 측면 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저시력인들의 경우 보조도구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시력클리닉은 매주 월ㆍ화ㆍ수요일 오후 안과외래에서 운영되며 진료문의는 저시력담당간호사(02-760-2058)나 안과외래(760-2431)로 하면 된다.
저시력 보조기구 어떤 게 있나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확대경이다. 보고자 하는 것에 가까이 대고 환자의 눈도 가까이 대 글자를 확대시켜 본다. 여러 형태가 있어 환자에게 적합한 것을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망원경도 빼놓을 수 없다. 망원경은 멀리 있는 것을 볼 때 사용한다. 보통 한쪽 손에 들고 초점을 맞추며 나머지 한 손으로 필기를 할 수 있어 학생들이 많이 사용한다.
CCTV라고도 부르는 확대독서기도 있다. 활자를 매우 확대시켜 주기 때문에 확대경으로도 책을 읽기 어려운 경우 이용한다. 모니터 밑에 보고자 하는 물체를 놓고 조절하면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