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제적 파국이 온다...블랙스완 펀드 ...효용에 대한 논란도

세계 경제 회복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불시에 찾아올 수도 있는 경제적 파국을 대비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인 나심 탈레브가 금융위기를 예언한 책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진‘블랙스완’은 거의 일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한 번 일어날 경우 모든 자산의 가치를 앗아 가버리는 경제적 대재앙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모든 자산의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과거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여겨졌던 분산투자의 한계가 드러나게 됨에 따라 최근에는 ‘하늘도 무너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브 교수가 고문으로 있는 유명 블랙 스완펀드인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는 이미 60억달러 이상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였고 비슷한 유형의 캐퓰라 인베스트매니지먼트도 2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은행들도 유사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블랙스완펀드를 통해 25억달러를 유치했으며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가 운영하는 금융재난 펀드의 투자자금규모는 230억달러로 최근 1년 사이에 두배가 늘었다. 즈비 보비에 보스턴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모든 수익을 앗아가는 주식시장의 붕괴가 두 번 있었다”며 “이러한 것들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리스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스완 펀드의 투자자들 사이에는 개인 뿐 아니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전체 자산의 1% 정도를 블랙스완 펀드에 투자한다. 조엘 미바이 뉴멕시코 공무원 연금 펀드의 최고 전략가는 “전체 자산의 많은 부분을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보험성격으로 일부자산을 (블랙스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블랙스완 펀드는 주로 시장이 붕괴됐을 때를 상정해 옵션에 투자하기 때문에 평소 금융시장이 안정됐을 때는 손해를 보게 된다.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스피츠 나이겔은 매일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언제가 닥칠 위기에서 얻을 수익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피츠 나이겔은 지난달“지난 110년간 S&P 500지수의 흐름을 연구한 결과, 수년내에 S&P 500 지수가 40% 이상 떨어질 확률은 20%”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블랙 스완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리스크 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블랙스완 펀드가 대비하는 위기는 과거유형의 위기로 새로운 형태의 위기에는 소용이 없고 투자비용도 비싸다는 것이다. 블랙스완펀드는 연간 자산의 2%를 운용수수료로 받고, 수익에 대해서도 20%를 성과보수로 떼가고 있다. 리스크 리소스의 설립자인 켄 그랜트는 “최상의 리스크 회피 방법은 투자자금을 빼내 포트폴리오를 줄이는 것이지, 또 다른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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