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패러다임 시프트] <4부> ⑦ 신성장 미래산업 발굴을

고용없는 성장 그만… 제2, 제3의 NHN 키워 일자리 늘려라<br>고성장 불구 일자리 제자리… 청년층 실업은 갈수록 악화<br>신재생에너지·바이오·로봇등 고용효과 큰 지식산업 육성<br>산학연 협력 강화 병행해야





[패러다임 시프트] ⑦ 신성장 미래산업 발굴을
고용없는 성장 그만… 제2, 제3의 NHN 키워 일자리 늘려라고성장 불구 일자리 제자리… 청년층 실업은 갈수록 악화신재생에너지·바이오·로봇등 고용효과 큰 지식산업 육성산학연 협력 강화 병행해야

박해욱기자 spooky@sed.co.kr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 NHN이 국내 산업구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남다르다. 지난 2008년 NHN은 국내 인터넷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벤처기업으로 설립된 게 1999년이니 창립 10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NHN의 매출 1조원 돌파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인터넷산업이 벤처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제도권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줬다. 예컨대 롯데제과의 연매출 규모가 1조원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 효과다. 2011년 9월 말 현재 NHN의 직원은 2,658명. 2008년에는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한 해에만 1,000여명의 신규 인력을 뽑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검색광고ㆍ온라인게임ㆍ콘텐츠 제작 등 NHN에서 파생된 하위시장에는 또 다른 고용의 창이 열렸다. 특히 NHN은 산업특성상 젊은 계층의 인력을 빠르게 흡수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풍 역시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하며 '취업하고 싶은 직장' 상위권에 늘 포진했다. 이쯤 되면 'NHN 신화'라 할 만하다. NHN은 새로운 미래산업이 실업률, 나아가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증사례로 꼽힌다.

NHNㆍ다음커뮤니케이션즈ㆍ넥슨ㆍ엔씨소프트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산업은 늘 새로운 시장의 출발점이 돼왔다. 1980년대에는 게임산업이, 1990년대에는 휴대폰산업이 태동했고 2000년대에는 e러닝산업이 탄생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해당 산업은 출발과 함께 고용시장에 불을 지폈다. 모두가 새로운 시장이었던 만큼 고용인력의 대다수는 청년층이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청년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미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처방하기 위해서는 국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신지식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정부나 기업 모두 수출이 애국이던 시대에서 일자리 창출이 애국인 시대로 변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요약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 1,723억달러를 기록했던 우리나라 수출규모는 2010년 4,664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10.5%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취업자 수는 2,116만명에서 2,383만명으로 불과 273만명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1.2%에 불과했다.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성장의 과실이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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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20.3%에서 2010년 16.4%로 하락했다. 묘수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년실업 문제는 다수의 부작용을 수반하며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한 많은 청년층이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 고학력화로 고용시장 수급균열=줄어든 일자리는 청년 고용시장의 속살도 변색시켰다. 대표적인 게 청년 취업자의 고학력화다. 일자리는 늘지 않는데 학력 인플레이션은 계속되면서 고졸과 중졸 등 저학력자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중 대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46.1%에서 2010년 55.0%로 증가했다. 반면 청년 취업자 중 고졸과 중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에 비해 모두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고졸 학력 취업자의 비중은 7.9%포인트 급감했다.

더욱이 취업 준비생의 대기업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고용시장의 수급이 균열됐다. 중소기업이 국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로 절대적인 수준이다. 나머지 10%를 대기업이 차지하는데 고학력 청년 취업자들이 임금격차 등을 이유로 대기업만을 찾으면서 중소기업의 고용창출능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 성장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NHN이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키며 고용을 창출했듯이 청년층의 구직수요를 흡수해줄 대안시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신지식산업을 육성하는 게 타깃이다.

이에 대해 김석주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근본 해법은 기존 직장에 대한 취업확대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새로운 시장개척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도 IT강국이라는 명성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IT를 통한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장 연구위원은 "신재생에너지ㆍ바이오ㆍ로봇 등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소프트웨어ㆍ유통ㆍ관광ㆍ문화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고용창출의 주된 젖줄이 됐던 IT산업의 역할도 계속해서 가꿔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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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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