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9일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면서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안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그는 "민주개혁진보진영은 꼭 통합된 단일후보를 낼 것이며 그 후보는 정당에 소속돼 있어야 한다"고 말해 단일화 경쟁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은근히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안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로 내건 정치혁신과 관련해 "민주당이 비록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정당을 혁신하고 개혁해나가겠다"고 화답하며 "민생 중심의 정책노선, 민주적 정당운영, 좋은 인재의 등용 등 끊임없이 쇄신하고 혁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나 정치의 쇄신을 위해서도 정당이 필요하다"고 안 후보를 압박했지만 검증에 대해서는 "경쟁 상대인 동시에 단일화 상대이기 때문에 협력적 검증 정도로 해야 할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조건 및 방식을 거론한 데 대해 "그 정도 속내를 내비친 것만 해도 상당히 희망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정책비전을 발표하면서 단일화 방식으로 ▦국민의 현장 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시기에 대해 "적어도 후보 등록(11월25∼26일) 이전에는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단일화를 왜 하는지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혀 정치혁신을 단일화보다 중시하는 안 후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두 후보가 자신들의 장점과 철학ㆍ매력을 국민에게 알리는 시간이 일정 기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