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핫이슈] FOMC 쇼크, 장기화될까?

홍춘욱 <한화증권 회장><br>美 부동산시장 조정국면 공격적 금리인상은 희박

지난 1월 4일(미국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OMC) 회의록은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외환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연말 산타 랠리의 단꿈에 젖어있던 투자자들에게 ‘공격적인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일부 위원의 발언은 올해 주식시장 전망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떠오른 듯 하다. 이제 FOMC 회의록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는 한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한다. 12명으로 구성된 FOMC는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매년 8차례 회의를 열어 금융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이들 12명의 FOMC 위원 중에 한 명이 물가불안 및 부동산시장 과열의 위험을 들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의사록에 나타나 있다. 그의 발언을 간단하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달러약세 현상이 향후 인플레 전망에 부정적인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지속된 금리인하 기조가 상당한 수준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극단적으로 좁혀진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채간의 금리차) 등 과도한 위험 부담(Risk-Taking)을 낳았으며, 주택시장에 투기적인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물가불안 및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몇 마디 말에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금리는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 FOMC 위원의 지적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다른 11명의 FOMC 위원과 의견이 엇갈린 소수의견이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물가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부분의 FOMC 위원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은 지난 80년대와 달리, ‘달러약세=물가상승’의 등식이 무너진 데다 최근 원유가격 폭락으로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저금리기조가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조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 거품을 제거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다수 의견인 듯 하다. 지난 90년대 초반 일본 중앙은행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해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꺼뜨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대신 부동산 가격을 지난 85년 수준으로 되돌려 놓는 맹렬한 디플레이션을 촉발시켰던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결국 지난 11월 주택관련 지표의 부진에서도 확인되듯,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상의 요인을 감안할 때, 일부에 의해 제기된 문제제기가 FRB의 통화정책 기조를 근본에서 바꿀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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