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이날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평결불복법률심리(JMOL)에서 루시 고 판사는 양사 변호인단에게 "배심원들이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범위를 잘못 계산한 것 같다"고 말해 배상액을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애플 측에 삼성의 배상액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납득시켜보라고 명령했다. 이는 배상액이 많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배심원단이 배상금을 산정할 때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등 공세를 폈다.
고 판사가 양사의 법률적 주장을 나중에 판결하겠다며 구체적인 조정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지불해야 할 배상액 규모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 등을 침해했다며 10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었다.
고 판사는 또 향후 재판일정과 관련해 "사안이 많고 복잡한 점을 감안해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며 "이달 중에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판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리 막바지에 "글로벌 평화를 위해 이 사건을 언제 해결할 것이냐"며 양사의 합의를 권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애플과)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했던 기존 입장과 다소 다른 입장을 밝힌 반면 애플 변호인단은 "10억5,000만달러의 배상금 지급평결 이후에도 삼성전자가 불법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해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번 소송 외에 같은 법원에서 또 다른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도 쌍방 제소건에 대해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